더불어민주당 탈당파들의 통합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민주당을 탈당한 현역의원 3명(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축이던 미래대연합이 합당을 선언했지만,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원욱(왼쪽부터), 조응천, 김종민 의원이 지난달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들의 통합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민주당을 탈당한 현역의원 3명(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축이던 미래대연합이 합당을 선언했지만,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원욱(왼쪽부터), 조응천, 김종민 의원이 지난달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4‧10 총선’을 약 2개월 앞둔 상황에서 제3지대 ‘빅텐트’를 형성하기 위한 작업이 계속 삐걱대는 모습이다.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주축인 신당 간의 빅텐트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 이어 민주당 탈당파들의 ‘완전 통합’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지난 4일 자신들이 주축이던 신당인 ‘미래대연합’과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의 합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리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합당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회에서 열린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창당대회 도중 입장문을 통해 합당에 불참할 것을 알린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미래(합당 후 당명)에 참여하는 것은 영혼 없이 몸만 얻어 주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통합을 위해 신명 나게 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상상력의 정치로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저희들의 결심을 훼손시키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원칙은 수평적 통합, 열린 통합이다. 새로운미래와의 통합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흡수통합은 원칙에 맞지 않는 통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합당을 미래대연합이 새로운미래에 흡수되는 통합으로 본 것이다.

또 강령과 당헌이 이 전 대표 측의 일방적 의결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가치와 비전 중심의 통합을 주장해 온 저희가 ‘묻지마 통합’을 위해서 몸을 던지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정치는 영혼과 이성의 조율이 이룬 소명으로 해야 한다. 공간만 이동하는 통합은 불협화음만 낳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의원의 ‘흡수통합’ 주장에 이들과 함께해오던 김종민 의원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창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창당준비위원회가 함께 통합하면서 원칙을 세워서 마무리했다. 합의는 이뤄졌었다”며 “새로운미래(라는 당명)으로 가서 흡수통합이라고 하는데, 개혁미래당(가칭)으로 발표할 때 공모 절차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공모 결과 새로운미래가 압도적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아쉬운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약속대로 이뤄졌기 때문에 흡수통합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미래대연합 측 박원석 공동 창준위원장도 흡수통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창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행사 중간에 입장문을 낸 것은 두 분의 선택이고 결정이기 때문에 받아들인다”면서도 “왜곡은 없어야 한다. 흡수통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헌‧당규와 정강정책을 놓고 통합을 위한 토론을 하자고 지속적으로 논의했다”며 “그 과정에서 충실히 진행되지 않은 것은 당명 문제를 포함해 미래대연합의 내부 논의 과정이었다. 그 두 분께서 논의가 막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행사 도중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을 겨냥하며 “‘제2의 윤영찬 사태”라고 꼬집었다.

이는 3명의 의원(김종민‧이원욱‧조응천)이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는 날 잔류를 선언했던 윤영찬 의원의 사례를 빗댄 것이다. 다만 박 위원장은 두 의원의 추후 합류 여부에 대해선 여지를 남겼다. 그는 “양당 패권 정치를 넘어서 국민들에게 희망과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는 변함없다”며 “추후에라도 합류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선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이 합당을 선언했다. 당명은 새로운미래로 정했고, 당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와 김종민 의원이 공동으로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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