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찾으면서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들어갔다.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선 당의 ‘통합’을, 호남에선 ‘민심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 호남 ‘민심 다지기’ 나선 이재명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5일 광주에 총집결해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호남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참배하며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오월 정신 이어받아 무너진 민생과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아울러 광주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을 향해 광주와 대구를 연결하는 ‘달빛고속철도’ 사업의 조기 착수와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시행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광주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다고 한다”며 “특히 20·30대 청년들의 유출 비율이 높다는 점은 매우 심각하게 생각된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교통·문화 인프라의 강화, 지역 내 일자리 창출 같은 실효적 조치들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 권역 내부의 교통망 정비와 타 지역과의 교통망을 확충하는 문제도 시급하다”며 “이와 관련해 국회가 지난달 광주-대구 구간을 연결하는 달빛철도 특별법을 처리했다. 정부는 사업의 조기 착수를 위해서 필요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에 찬성한 만큼 이를 빨리 시행하자고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홍익표 원내대표는 오는 4월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것은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며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요청한다. 이번 4월 총선에 같이 국민투표를 실시하면 된다. 4월 벚꽃이 지기 전에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이 수록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일부와 호남 현역 의원들과 광주 양동 시장을 찾은 이 대표는 시민들과의 소통 행보도 이어갔다. 그는 상인들과 만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광주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이 대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제 폐지’를 민주당이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이 어렵게 만든 제도”라며 “최대한 지켜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총선이 ‘정권 심판 선거’임을 재차 강조하며 민주당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부‧여당이 잘못된 국정 기조를 바꿀 것 같지도 않다”며 “그럼 결국은 죽비를 때려야 하지 않는가. 그 죽비가 바로 선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다 권한을 뺏기는구나’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선거”라며 “대의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가 바로 선거고 그래서 이번 총선이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피습 후 첫 현장 행보로 호남을 선택한 것은 민주당의 텃밭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둔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견제하고 민주당으로 표 결집을 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뉴시스

◇ 이재명-문재인 만나 당내 ‘단합’ 강조

이 대표의 현장 행보는 전날부터 이어져 왔다. 피습 사건을 겪으면서 취소됐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재추진한 것이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당내 단합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점심 식사와 차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민주당은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서 단결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성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신년 인사 차원인 점도 있지만, 현재 당내 공천을 둘러싼 친문계(친문재인계)와 친명계(친이재명계) 간의 갈등 양상을 봉합하기 위한 시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갈등 양상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이 ‘명문(明文) 정당’ 얘기를 하면서 ‘우리가 이제 다 같이 이렇게 하나 된 힘으로 왔는데 총선에서 친문과 친명을 나누는 이 프레임들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합을 재차 강조했다고 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총선에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힘써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표께서 부‧울‧경에 더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며 “특히 이번에 부‧울‧경에 출마하는 영입 인재가 있다고 하면 이 대표께서 업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서로를 향해 ‘화이팅’을 외치며 당의 총선 승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해 9월 문 전 대통령이 단식 중이던 이 대표를 방문한 후 4개월여 만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일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지만,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하던 중 흉기 습격을 당하면서 취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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