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총선 낙관론에 대한 입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 '200석 발언'이 나오면서 당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가 22일 충남 서산시 동부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총선 낙관론에 대한 입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 '200석 발언'이 나오면서 당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가 22일 충남 서산시 동부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200석’이라는 낙관론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당 지도부가 현재 판세를 ‘백중세’라며 경계에 나섰지만, 일각에서 200석 발언이 연일 나온 것이다. 자칫 유권자에게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지도부는 이러한 발언이 추가로 확인될 시 엄중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낙관론에 대한 지적은 당 전략본부가 ‘153석+α(알파)’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나왔다. 이에 지도부가 연일 ‘빡빡한 백중세’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20일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에서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170석이니 180석이니 이런 소리 절대 하면 안 된다”며 “정말로 위험한 순간이다. 경계심을 갖고 엄중하게 이 상황을 이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 대표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200석 발언’은 다음 행사에서 곧장 나왔다. 이 대표가 이어 방문한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에서 김교흥 의원(인천 서구갑)은 “인천 민심이 대한민국의 천심”이라며 “인천의 14석이 당선되면 우리가 200석을 당선시킬 수 있다”고 했다.

함께 참석한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구을)도 “이 대표와 함께 반드시 총선을 심판하고, 우리가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힘차게 심판하자”고 했다. 이러한 발언은 다음 날인 21일에도 나왔다.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의 민주당 후보자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200석을 언급했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180석밖에 못 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며 “민주 진보개혁 세력들이 약진해서 200석을 만든다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민주당이 제1당 과반을 차지하고, 그 위에 진보민주 개혁세력들이 합쳐서 200석이 된다고 하면 진정한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의 ‘200석‧탄핵’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곧장 비판에 나섰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오만함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벌써부터 승기를 잡은 양 자축하며 특유의 오만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이어 “박 전 원장은 ‘200석’이란 오만함 속에 ‘탄핵’이라는 야망을 드러냈다”며 “탄핵을 정략적 선거 수단으로 삼는 민주당의 인식이 참담하기만 하다. 4월 10일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는 민주당의 오만함에 철퇴가 가해지는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 지도부, ‘엄중 조치’ 강력 경고

200석 발언에 위기감을 느낀 지도부는 연일 “강력 경고한다”며 입단속에 나섰다. 김민석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연이어 과도한 의석수를 자신하거나 과도한 정치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인적 언급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김 상황실장은 “선거의 판세는 앞서 말한 대로 아주 힘겨운 백중세다. 엄살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며 “개인적인 언급과 발언들로 해서 선거 전체에 해를 미치고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 주길 모든 후보에게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김 상황실장은 '김교흥 의원 등이 총선 목표로 200석을 언급한 것에 대한 경고인가'라는 질문에 “다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그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총선상황실 브리핑에서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민주당의 모든 후보자와 당원들께 다시 한번 신중한 언행을 강조드린다”며 “혼자 업 돼서 전체를 망치는 경솔한 언행을 꿈에도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너무나 많은 사람이 탄 배가 중요한 항구를 향해서 초비상 경계등을 켜고, 초긴장하고 있다”며 “발언의 무게가 클수록 언행을 무겁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급기야 당 선대위는 이날 총선 후보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발언이 추가로 확인될 시 즉각 엄중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강력 경고에 나섰다.

선대위는 “개인적 총선 낙관론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국민 앞에 겸손하고 절실함만 보이기에도 부족할 때”라며 “후보자께서는 본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전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념해서 선거 운동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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