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거대 양당까지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넘어 국민의미래(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까지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돌풍 때문에 당내에선 비례 15석까지 넘보고 있고, 이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보다 ‘비조지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을 찍으러 갔다가 지역구에서 민주당을 찍고 온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지역구와 비례 모두 민주당 계열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이른바 ‘몰빵론’을 외치고 있고, 국민의힘은 조국혁신당 비례 후보들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하며 견제에 나섰다.

◇ 이유 있는 조국당 ‘돌풍’… 이젠 비조지민?

조국혁신당 돌풍의 이유에는 ‘선명성’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석열 정부의 심판을 원하면서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19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한번 심판해 보고 싶다는 국민들의 의견이 많은 탓으로 보인다”며 “그런데 (심판할 수 있는 대안세력인) 민주당이 지난 공천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썩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탓에 조국혁신당을 대안으로 생각하고(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국 대표도 전날 시사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구에서 (만난) 시민이 먼저 다가와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얘기를 한다”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윤석열(대통령)은 싫은데, 민주당으로 안 간다’는 것이다. 민주당으로는 안 가면서 조국 신당으로 오는구나라고 알았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을 넘어선 지지율을 받았다. 같은 날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p), 응답률은 4.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에서 조국혁신당은 26.8%를 기록하며 18%로 집계된 더불어민주연합의 지지율을 앞섰다.

이러한 추세에 조국혁신당은 선명성을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조 대표는 ‘딸 논문 대필 의혹’ 등을 포함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계속한다면 22대 국회 개원 직후 ‘윤석열 대통령의 관권선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당 내부에서는 비례에서 최대 15석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황 의원은 “12~13석에서 14~15석 정도가 조국혁신당의 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민주 세력과 연합해서 20석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으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민주당을 찍으러 갔다가 조국혁신당에 투표를 하는 이른바 ‘지민비조’ 전략이었다면, 최근에는 ‘비조지민’이라는 말도 나온다. 조국혁신당을 찍으러 가서 지역구는 민주당에 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황 의원은 “(저는) 비조지민이란 표현도 한다”며 “이전에는 지역구에 민주당을 찍으러 가서 비례에는 조국혁신당을 찍어달라고 했는데, 이제 조국혁신당 때문에 투표하러 가겠다는 분이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 여야, ‘사법리스크’‧‘몰빵론’으로 경계

이러한 돌풍에 국민의힘은 조국혁신당의 ‘사법리스크’로, 민주당은 ‘몰빵론’으로 경계하고 나섰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잘못된 비례대표 제도를 악용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위성 정당들의 중심에 조국혁신당이 있다”며 “자신들의 사법리스크를 국회의원 배지로 가려보겠다는 일념으로 온갖 부적격자들이 뛰어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는 형사 피고인부터 부적절한 감찰 활동으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까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국회에 들어올 꿈도 못 꿀 이들이 위성정당이라는 기이한 제도를 악용해 감히 국민의 선택을 요구한다”며 “이들 모두 어제 발표된 조국혁신당의 비례 순번에 이변 없이 포함됐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하급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유죄 판결을 받고도 비례에 출마해 당선된 후 형 확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 의석 승계가 이뤄지지 않게 하는 이른바 ‘조국·황운하 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경계는 범야권의 결집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진보 성향의 유권자까지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는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공천 파동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투표장에 안 갈 가능성이 있었는데 조국혁신당이 등장하면서 투표장에 갈 이유가 생긴 것”이라며 “민주당 지역구 후보들의 지지율도 같이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도 호재인 상황만은 아니다. 더불어민주연합의 지지율이 조국혁신당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고, 총선 이후 범야권의 주도권 경쟁까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를 강조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연일 ‘몰빵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전날 서울 마포구를 찾아 “몰빵론에 대해 처음 말한다”며 “우군보다 아군이 많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강원도 춘천에선 “요즘 우리가 잠시 헷갈리고 있는 거 같다”며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한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도 “이제는 몰빵이 아니라 더불어 ‘몰빵’”이라고 호소했다. 지지자들도 연신 ‘몰빵’을 외쳤다.

최 소장은 “이번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항할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총선 이후 진보 진영의 주도권 다툼이나 기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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