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과 백범로 일대를 돌며 시민들에게 이지은(마포갑)·정청래(마포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과 백범로 일대를 돌며 시민들에게 이지은(마포갑)·정청래(마포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전 대표는 “제가 보기에도 여론조사 상으로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최대 140석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민주당이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공천 파동’ 논란으로 하락했던 지지율이 점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10 총선’이 23일 남은 만큼 민주당 앞에 놓인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으로 당내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고,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투표율이 높았던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던 만큼, 당내에선 투표율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민주당의 자신감… 왜?

이 전 대표는 연일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서 “지역에 다녀 보니까 이제는 지지자들의 사기가 오르기 시작했다”며 “어제(17일) 얘기를 들어 보니까 상당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공천장 받으러 나오신 후보들을 보니까 자신감들이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도 “선거는 연못에서 김이 나는 것과 비슷하다”며 “김이 나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못 막는다. 제가 다녀보니까 벌써 우리 쪽으로 김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뿐만 아니라 당 전략본부의 분석에서도 민주당이 자신감을 보인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지난 15일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의 분석이 유동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도 “지역구에서 130석에서 140석 정도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 주도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대해서도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13석+α(알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최대 목표치를 153석+α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원내 1당’ 또는 ‘151석’의 목표치보다 많은 수치다. 이러한 분석에 대해 한 본부장은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당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주까지 불리했던 여론 지형이 이번 주 들어서 회복세로 뚜렷이 전환되는 양상을 보인다”며 “우리 당의 경우에는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다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과 조국혁신당의 출현이 ‘정권 심판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한 것은 젊은이들이 분노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나오지 않았는가”라며 “이와 함께 민주당도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분열 ‘우려’‧ 낙관론 ‘경계’‧ 투표율 ‘관건’

하지만 총선이 3주 넘게 남은 만큼 당내의 걸림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우선 양문석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이 민주당의 리스크로 부상했다.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한 언론사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진을 비판하며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친노계(친노무현계)와 친문계(친문재인계)는 즉각 반발하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 후보의 노무현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며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당의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총리도 전날(17일)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양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양 후보가 김 전 총리에게 “워낙 제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전 총리는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거는 당신밖에 없다”며 “여기서 새로운 게 나오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말했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윤건영‧고민정‧전해철 의원 등 친노‧친문계 인사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18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문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문제”라며 “빨리 논란을 종식하고 여러 가지 선당후사의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양 후보 논란에 대해 연일 선을 그었다. 그는 18일 서울 마포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정치는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하고 판단 기준은 국민 눈높이”라며 “양 후보의 발언은 지나쳤다. 사과해야 하고, 과거에도 사과했던 것으로 안다. 그 이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양상에 박 평론가는 “민주당이 분열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당내에선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의 전략본부에서 예상 의석수를 내놓은 것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전략기획위원회의 자료나 이런 것을 봤을 때 전혀 근거 없이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로서는 ‘목표치가 몇 석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는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 석 한 석이 저희는 소중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내에서는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투표율이 65%가 넘어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며 “(투표율이) 65%가 반드시 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거당적으로 투표 독려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말대로 18대 총선부터 21대 총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선거에서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18대 총선의 경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153석을 차지하며 81석을 차지한 통합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을 이겼다. 이때 투표율은 46.1%였다.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이때 투표율은 54.2%였다.

반면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한 20대 총선에선 투표율이 58%를 기록했고, 66.2%의 투표율을 기록한 21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민주당의 위성정당)이 180석을 차지하는 결과를 가져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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