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르포
[총선 격전지①-종로] 이낙연 vs 황교안, 불붙은 대선 전초전
2020. 04. 02 by 김희원 기자 bkh1121@sisaweek.com
4‧15총선 서울 종로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양강 대결을 펼치고 있다./사진 김희원 기자
4‧15총선 서울 종로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양강 대결을 펼치고 있다. /사진 김희원 기자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이번 4‧15총선 최대 격전지를 꼽자면 차기 유력 대선주자들이 맞붙는 서울 종로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국무총리에 임명되면서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첫 총리를 지낸 이낙연 후보가 출마했고, 미래통합당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황교안 후보가 대항마로 나서면서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는 윤보선, 노무현, 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을 다수 배출한 곳으로 대선 도전을 꿈꾸는 정치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지역이다. 이번 총선에서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vs 황교안’의 ‘빅매치’가 성사되면서 총선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선거 결과를 봤을 때 종로 민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는 아직까지 예단하기 어렵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과 민주당 후보로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부를 벌인 끝에 이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았다. 이후 보궐선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승리의 기쁨을 안았다. 16대는 정인봉 한나라당 의원이, 17·18대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19·20대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정세균 총리가 종로를 차지했다.

이번 종로 지역 선거 결과는 서울지역 전체 선거구도는 물론이고 차기 대선구도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패배하는 쪽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고 향후 대선 행보에도 제동이 걸린다는 점에서 두 후보 모두 사생결단 각오로 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2일 경복궁역 부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 김희원 기자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2일 경복궁역 부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김희원 기자

◇ 이낙연, 종로와 인연 강조

이낙연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일, 종로 지역구 후보 역할과 민주당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역할을 모두 소화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 후보는 이날 0시 서울 종로구의 한 마트를 방문해 소상공인을 만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오전 10시에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총선에 임하는 각오와 방향 등에 대해 밝혔다. 이후 오후 1시 30분에는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합동으로 개최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 참석했다. 또 오후 2시에는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정책협약식에도 함께 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 출정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이 위기의 강, 고통의 계곡을 모두 함께 하루라도 빨리 건널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며 “과거로 되돌아가기 위해, 더 싸우는 국회로 가기 위해 바꾸는 걸 용납하는 국민은 안 계시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당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한숨 돌린 이 후보는 오후 3시께 경복궁역 부근에서 유세전을 펼쳤다. 민주당이 코로나19 사태 상황에 맞춰 ‘조용한 유세’를 펼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유세장 주변은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했다. 로고송이나 선거운동원의 선거 율동도 없었다.

이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종로와 자신의 개인적 인연, 교육·문화 분야 등 지역 현안을 해결 할 수 있는 정책적 역량 등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또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지지자들은 “이낙연”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민주당 이낙연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2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 김희원 기자
민주당 이낙연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2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 김희원 기자

이 후보는 “제가 50년 전 19살 시골뜨기로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살았던 곳이 바로 효자동이었다”며 “이후 2017년 5월 31일 대한민국 제45대 국무총리로 바로 길 건너 정부종합청사 9층에 부임했었다. 저의 어른으로서 생활의 시작과 현재까지의 끝은 바로 이 언저리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저의 남루했던 정치의 꿈, 아픔, 총리를 하면서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종로에 쏟아붓게 된 것을 무척 행복하게 생각한다”며 “그런 기회를 종로구민들이 저에게 꼭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 후보는 대신중·고등학교 이전 문제에 대해 “여러분께 확실한 답을 드리겠다. 대신중·고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교육 여건에 대해서는 “종로가 강남 같은 학교를 갖긴 어렵고 종로는 종로다운 학교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독립문초등학교 교육여건 개선, 박물관·고궁 연계 교육, 세종대왕 탄신기념관 건립, 문화관광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는 “지금 코로나19 전염병과 경제·사회의 위축이라는 상황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부는 몸부림을 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두 가지 전쟁에서 동시에 승리할 것”이라며 “우리의 방역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든 것은 국민의 성숙된 역량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문재인 때문에 죽겠다. 코로나 코로나!”라고 외치며 잠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연설을 마친 후 유세차에서 내려와 인근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눈 뒤 다시 유세차에 올라 다음 선거운동 장소로 이동했다.

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2일 통인시장 인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 김희원 기자
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2일 통인시장 인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 김희원 기자

◇ 황교안, 문재인 정권 심판에 방점 

통합당 황교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일을 20여분 남겨둔 밤 11시 40분께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에 임하는 다짐을 밝히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황 후보는 오전 5시 45분께 종로구 옥인동 마을버스 종점을 찾아 버스 기사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새벽 버스를 타고 통인시장을 찾은 황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일찍 나와서 장사를 시작하는 상인들의 출발을 격려하고 도와드리고 싶다”며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반드시 막아내고 민생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서민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후 청운효자동, 평창동, 부암동 일대를 돌며 주민들과 소통했다. 그는 오전 11시 30분께 종로 통인시장 부근에서 직접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첫 연설을 했다.

황 후보가 나타나기 이전 선거운동원 8명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유세차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황 후보의 단식, 삭발 등 최근 활동 내용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황 후보가 나타나자 지지자들은 “황교안”을 연호하고 박수를 보냈다.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유세차에 오른 황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제기하며 자신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황 후보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총선이 돼야 한다. 이 정권은 무능할 뿐 아니라 부패했다”며 “우리 당이 지난번에 국정농단 3대 게이트 사건(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을 규탄했는데 기억하는가”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황교안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2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 김희원 기자
통합당 황교안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2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 김희원 기자

황 후보는 “또 이 정권이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편법으로 통과시켰다. 지금 민주 사회가 위기다”며 “검찰이 멀쩡하게 잘하고 있는데 공수처라는 듣도 보도 못한 수사기관을 만들어서 국민을 겁박하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 잘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끌어내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살아 있는 정권에 칼을 댔다”며 “이게 검찰 개혁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공수처를 만들어서 대통령 마음대로 수사하려고 하고 있다. 삼권분립은 무너졌고 대통령을 견제할 야당도 박해하고 있다”며 “특정 세력이 전횡하는 나라로 가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 어떤 나라냐”고 물었다.

지지자들이 “독재”라고 답하자 그는 ”그런 나라에서 살 수 있느냐. 이번에 바꿔야 한다.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고 이 정권을 막아내고 잘 사는 대한민국을 다시 회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외쳤다.

첫 유세를 마친 황 후보는 지지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한 후 유세차를 타고 청운효자동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시사위크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