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짜리 영상에도 차가운 반응… 업계선 “원작 못 담는 게 현실”

크래프톤이 지난 10일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모바일 신작 '눈물을 마시는 새'를 최초 공개했지만 원작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크래프톤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크래프톤이 지난 10일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모바일 신작 '눈물을 마시는 새'를 최초 공개했지만 원작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크래프톤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크래프톤이 오는 2020년 출시 예정인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눈물을 마시는 새(이하 눈마새)’ 첫 공개 영상으로 논란에 올랐다. 원작팬들은 기대와 상반된 모습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식 출시 전까지 적잖은 뭇매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눈마새는 이영도 작가가 집필한 인기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MMORPG로 크래프톤는 지난해 지스타에서 ‘프로젝트BB’로 이용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바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0일 유튜브 공식 채널에 5분 가량의 짧은 개발자 인터뷰 영상을 게시했다. 이 영상에는 눈마새를 개발하고 있는 김경태 프로듀서가 직접 등장해 게임에 대해 설명했다.

영상 속에서 김 PD는 눈마새의 콘텐츠중 하나인 ‘출산’을 언급했다. 이성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아이를 낳을 수도 있으며 재능을 유전시키거나 전혀 다른 유전을 갖고 태어나도록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소설에서 등장하는 전투, 전쟁 등 콘텐츠보다 ‘생활콘텐츠’를 중심으로 게임을 구성했다. 

김 PD는 “이용자들이 게임 속에서 도깨비가 된다거나 레콘을 플레이해서 적을 썰고 다니는 형태는 아니다”라며 “눈마새 세계관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눈마새의 원작팬들은 “어떻게 읽었길래 캐주얼 판타지로 그려졌느냐”, “세계관과 맞지 않는 의상이 그려지고 선민종족은 있지도 않는 것이냐”, “눈마새는 기존에 나오는 캐주얼 판타지와는 다른 게임이다”, “사랑과 출산이 소설의 어느 부분을 해석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등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13일 기준 조회수가 3만건을 바라보고 있지만 해당 영상의 좋아요 클릭수는 58개, 싫어요 클릭수는 1만개가 넘는다.

당초 눈마새가 게임으로 출시된다는 소식에 원작팬들은 기대반 우려반 목소리를 냈다. 이 작가의 원작 소설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드래곤라자M’이 2년 만에 서비스가 종료된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눈마새도 같은 일을 겪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굵직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크래프톤으로 판권이 넘어간 만큼 기대를 거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영상 공개 후 쏟아지는 비판에 크래프톤은 내심 놀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영상에서 언급한 대로 순차적으로 눈마새와 관련한 영상들을 공개하고 소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이번 영상 공개를 통해 눈마새에 대한 원작팬들의 기대와 우려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출시일이나 구체적인 콘텐츠, 게임 구성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원작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작가님, 원작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게임을 개발해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작팬들의 원성을 이해한다면서도 유명한 원작 소설 IP를 게임에 완전히 녹여내는 일에는 분명히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소설 속에서는 세계관과 캐릭터를 확장하는데 한계가 없지만 이를 시각적인 결과물로 선보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일부만 구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게임사는 원작 작가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세계관, 원작팬들의 기대 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게임 진행에 따라 원작 속 스토리를 바라보는 시각, 등장하는 캐릭터의 역할 등을 바꿔 소설과 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게임사의 역할이라고 업계는 주장한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 출시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고 영상 속에서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콘텐츠를 놓고 게임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작팬들이 갖고 있는 향수, 기대감이 게임에 모두 반영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최대한 세계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차별점을 더해 새로운 콘텐츠로 선보이는 것이 게임사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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