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건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직 회사 사외이사 재직 당시 이사회 참석률이 낮았던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동신건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직 회사 사외이사 재직 당시 이사회 참석률이 낮았던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한때 ‘이재명 테마주’로 알려지기도 했던 동신건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2명을 교체한다. 이 중 타 건설사의 사외이사를 맡으며 저조한 이사회 참석률을 보인 후보자가 있어 향후 ‘사외이사’로서의 본연의 역할 수행에 의문이 제기된다.

동신건설은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 2명을 교체할 예정이다. 기존 사외이사였던 김경동 사외이사와 김광수 사외이사를 대신해 김진기 전 대구고등법원장, 박재한 남대구세무서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의결한다. 임기는 3년이다.

동신건설의 사외이사 후보 중 김진기 사외이사의 선임에 의문이 던져진다. 김진기 사외이사는 2015년부터 대구 소재 건설사 ㈜서한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현재 그는 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김진기 후보자가 서한의 사외이사 재직 중 저조한 이사회 참석률을 보인 바 있다는 점이다.

사외이사는 대주주와 관련 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석시켜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이사회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는 사외이사가 많지 않다는 점에 독립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 또한 사외이사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한 만큼 경영과 관련된 주요 사안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이에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은 매년 주주총회 시즌이 되면 이사회 참석률이 낮은 사외이사 선임과 재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올해도 동양의 김호민 사외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 ‘출석률 미달’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김호민 사외이사의 2018년 이사회 참석률은 70%다. 통상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 75%가 넘었을 시 적정 출석률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 측 설명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이사회가 분기별로 1번 열린다고 가정했을 시 1년에 4번의 이사회가 열리는데, 이 중 한 차례 이상 불참한다면 출석률이 75% 미만이다”라며 “이 경우, 이사회 출석률 미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기 후보자는 서한 사외이사 선임 이듬해인 2016년 총 5회의 이사회 중 세 번의 이사회에만 참석했다. 2017년에는 8회의 이사회 중 세 번의 이사회에 참석했고, 2018년 또한 12회의 이사회 중 네 차례만 참석했다. 3년간 총 33회의 이사회 중 참석한 이사회는 13번으로, 참석률은 39% 수준이다.

특히 김진기 후보자는 사외이사 재직 당시 현금배당, 정기주주총회 등 이사회에는 100% 참석률을 보였지만, 사업약정서 체결, 채무보증, 시공권 포기 등 사업과 관련된 주요 안건이 상정된 이사회에는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진기 후보자는 당시 서한으로부터 매년 3,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진기 후보자가 동신건설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게 되더라도 높은 이사회 참석률을 장담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동신건설의 사업보고서상 사외이사에게 별도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사’ 본래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동신건설 관계자는 “김진기 후보자를 선임한 특별한 배경은 없다”며 “현재 김진기 후보자가 상주 중인 법률사무소와 회사의 대구 사무소가 인접해 있어 이사회 참석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동신건설은 경북 안동에 본사를 둔 중소건설사로 1958년 ‘한일건설주식회사’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이후 1973년 동신건설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1995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240억원과 순이익 8억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점에 증권가에서는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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