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11차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뉴시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11차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지난 주 ‘잠정 타결’ 소식이 들려왔던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막판까지 양국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제11차 SMA 협상이 잠정 타결됐고, 막바지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미 양측은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협정과 달리 다년계약을 체결하고, 분담금도 40억달러보다 대폭 낮추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1차 SMA 협상이 이같은 내용으로 잠정 타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같은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협상에) 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어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밝힌 내용 이상으로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11차 SMA 협상은 당초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클라크 쿠퍼 미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 역시 3일(현지시간 2일) 언론과의 화상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며 ‘공정한 합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쿠퍼 차관보는 “협상은 서울과 워싱턴 간에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암시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 3일 협상 관련 질문에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양측 협상팀이 잠정안을 도출한 것은 맞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못해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협상팀은 지난달 말 한국이 주장해온 전년(1조389억원) 대비 방위비 총액 10%대 인상 방안에 공감대를 이룬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백악관을 방문한 뒤 협상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는 것이다. SMA 최종 타결이 난항에 빠진 것은 한국을 더 압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협상 타결 임박 소식이 최종 합의안이 나오기도 전에 한국이 잠정 협의 결과를 기정사실화하는 바람에 오히려 실무 협상에 악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1년에 40억달러 수준의 미국 요구안을 1조원대 초반으로 낮춘 잠정협의안을 한국이 밀어붙이기 위해 이같은 소식을 알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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