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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슈&팩트 (111)] 보수 유튜브의 ‘5·18 북한군 잠입설’은 거짓
2020. 05. 18 by 서예진 기자 syj.0210@sisaweek.com
유튜브에 '5.18 북한군 개입 증거'를 검색했을 때 수많은 영상들이 결과물로 나왔다. /유튜브 화면 캡쳐
최근 유튜브를 통해 ‘5·18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에 들어왔다’는 주장이 유포되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 '5.18 북한군 개입 증거'를 검색했을 때 수많은 영상들이 결과물로 나왔다. /유튜브 화면 캡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40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최근 활동을 시작했다. 최초 발포 경위와 계엄군의 헬기사격, 민간인 학살, 인권 유린과 행방불명 등 미해결 과제를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해서다.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5·18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에 들어왔다’는 주장은 여전히 유포되고 있다. 이 주장은 5·18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신군부에 의해, 그 이후에는 일부 보수단체에 의해 퍼졌다. 2018년 출간된 ‘전두환회고록’에도 “연고대생으로 알려졌던 600명의 시위대가 북한의 특수군이라는 주장이 몇몇 연구가들에 의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주장이 담겨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같은 주장은 최근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광주에 있지도 않았는데 혜택을 받는 사람들. 북한에서 그토록 5·18을 빨고 있는(‘찬양하는’의 속어) 상황들”

유튜브 채널 ‘왕자’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이라는 영상에서 나오는 대목이다. 해당 유튜버는 몇 가지 근거를 들어 당시 계엄군이 진압한 사람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그의 주장의 요지는 ‘당시 시민군의 행위는 북한의 체계적인 계획 아래 진행됐다는 것’이다. 

해당 유튜버 뿐 아니라 유튜브에 관련 검색어를 치면 보수 논객 뿐 아니라 비교적 젊은 유튜버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5·18기념재단과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해 유튜브에 올라온 5·18 관련 모든 영상을 조사한 결과, 200여편의 왜곡 영상이 존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클릭유도를 위해, 조회수를 끌어올려서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유튜브를) 활용하기 때문”이라며 “진실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빠른 시간 내 구독자를 늘리려고 특정 타겟층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최 교수는 “유튜브가 돈벌이 수단이 되면서 사회적으로 폐해를 불러올 수 있는 요소가 있음에도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그런 것도 개의치 않는 모습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우선 정부는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한 적이 없다. 2013년 6월 10일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는 “5.18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2월 12일 국방부는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에서 “2005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와 2017년 5·18특별조사위원회 등의 조사결과 및 확보자료에서 북한군의 개입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 이에 국방부는 북한 개입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5·18이 끝난 후인 1980년 6월 5일 CIA는 “북한은 몇 달간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김일성은 전두환이 북한의 위협을 자신과 정권을 정당화하려는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지난 한 달 동안 반복된 북한의 입장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고 군사 행동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분석한 내용이다. /CIA 문건 캡쳐
5·18이 끝난 후인 1980년 6월 5일 CIA는 “북한은 몇 달간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김일성은 전두환이 북한의 위협을 자신과 정권을 정당화하려는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지난 한 달 동안 반복된 북한의 입장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고 군사 행동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분석한 내용이다. /CIA 문건 캡쳐

또 비밀 해제된 미국 CIA의 정보 분석 문건에도 북한군 개입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1980년 5월 9일 작성된 문건에서 CIA는 “북한군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5·18이 끝난 후인 6월 5일 문건에서도 “북한은 몇 달간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김일성은 전두환이 북한의 위협을 자신과 정권을 정당화하려는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지난 한 달 동안 반복된 북한의 입장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고 군사 행동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5·18 역사왜곡처벌법 입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미래통합당의 망언 사과가 빛을 발하려면 5·18 민주유공자 예우법 개정안과 함께 5·18 역사왜곡처벌법이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5·18 역사왜곡처벌법은 민주당 광주·전남 당선인들이 공동발의를 준비 중인 ‘5·18 역사 바로세우기 8법’ 중 하나로, 5·18민주화운동 비방·왜곡 행위가 단순히 희생자·유족에 대한 모욕감을 넘어 국론 분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형법이나 정보통신법 등 일반 법률보다 강하게 처벌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최진봉 교수는 해당 법안에 대해 “역사적으로 결론이 난 사안임에도 왜곡, 폄훼가 발생하는 이유는 그에 대한 처벌이 없기 때문”이라며 “(5·18 관련 가짜뉴스 유포 중지는) 자율적으로 되는 영역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명확한 사실을 왜곡·폄훼하는 행동은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