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다시마 함량을 두 배 늘려 선보인 '한정판 오동통면'과 여름 시장을 겨냥한 '진비빔면'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효과에 힘입어 순조로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 오뚜기
오뚜기가 다시마 함량을 두 배 늘려 선보인 '한정판 오동통면(좌)'과 여름 시장을 겨냥한 '진비빔면'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효과에 힘입어 순조로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 오뚜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오뚜기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요식업계 ‘미다스의 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15년간 만년 2인자 신세에 머문 ‘오동통면’이 서서히 농심 ‘너구리’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하절기를 겨냥해 선보인 ‘진비빔면’도 판매 호조를 보이며 여름철 비빔면 전쟁에서 선방하고 있다.

◇ ‘오동통면‧진비빔면’… 1등에 가린 후발주자의 반란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앞두고 라면업계의 화제가 급전환되고 있다. 상반기 업계의 주역이 짜빠구리 열풍을 일으킨 농심이었다면, 하반기엔 오뚜기가 그 바통을 이어받고 있는 모습이다. 농심이 아카데미 4관왕 수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의 수혜를 입었다면, 오뚜기는 ‘백주부’로 불리는 백종원 대표의 매직에 빠졌다.

실시간 검색순위와 각종 SNS에서는 오뚜기의 오동통면이 연일 이슈를 뿌리고 있다. 지난 11일 SBS의 먹방 예능 ‘맛남의 광장’에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 이어 ‘키다리 아저씨’로 등장해 시청자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전남 완도에) 다시마 2,000톤이 남아 있다”는 백 대표의 전화를 받은 함 회장은 “(오동통면에) 다시마를 두 배로 넣어서 만들어보겠다”고 약속하며 다시마 농가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방송의 힘은 컸다. 시장에서 비주류 취급을 받아온 오동통면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한정판으로 선보인 업그레이드 버전의 오동통면은 ‘역시 갓뚜기’라는 찬사와 함께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오뚜기 자사몰에 풀린 초도 물량 4만개가 이틀 만에 완판 됐다. 지난 2005년 첫 출시된 이래 너구리에 밀려 있던 설움을 단번에 씻을 만큼의 대성공이라는 평가다.

오동통면은 너구리와의 ‘23년’ 격차를 여실히 보여 왔다. 농심의 너구리는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해물 국물맛 우동라면’의 원조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05년 출시된 오동통면의 연간 매출은 1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15년 만에 첫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셈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한정판 오동통면은 쫄깃하게 개선된 면발에 2개의 다시마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국물맛과 시원한 감칠맛이 특징”이라며 “이제 대형마트를 본격적으로 판매가 되는 만큼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여름철 비빔면 전쟁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 4월 선보인 ‘진비빔면’이 출시 두 달에 2,000만개 이상 팔려나가는 쾌거를 거뒀다. 이번에도 역시나 백종원 대표의 역할이 컸다. 타마린드 양념소스에 기존 제품들 보다 중량을 20% 늘리는 등 개선된 품질이 판매량을 견인했지만 무엇보다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백 대표를 모델로 발탁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여름이면 업체별로 비빔면 신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팔도 비빔면’의 벽에 부딪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왔다”면서 “올해 역시 똑같은 광경이 되풀이 되고 있는데 오뚜기의 진비빔면이 과거의 사례를 답습할지, 아니면 팔도를 잇는 비빔면 대표작으로 남게 될 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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