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보수진영의 새 대권주자를 볼 수 있을까. 올 11월이면 야권 대선후보가 등장할 것이라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한 마디에 여의도 정가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전국 지방의회 의원 연수'에 참석해 당 혁신 방향과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특강하는 모습. /뉴시스
오는 11월이면 야권 대선후보가 등장할 것이라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한 마디에 여의도 정가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전국 지방의회 의원 연수'에 참석해 당 혁신 방향과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특강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오는 11월이면 보수야권의 대선후보가 등장할 것이라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한 마디가 여의도 정가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 위원장이 특정인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인물의 이름이 정치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 점 찍은 대권후보 있나

김 위원장은 전날(2일) 여의도 모처에서 가진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11월쯤 되면 (대권주자가) 나타날 것”이라며 “11월 정도 나와서 자기 표현을 하고 (대권 경쟁을) 시작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정상적”이라고 했다.

차기 대선이 2022년 3월 예정된 만큼, 최소한 선거 1년 반 전에는 모습을 드러내야 대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당 밖에서도 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선에 출마하고 싶으면 빨리 좀 튀어나오라. 튀어나와서 선을 보여야 한다. 대권에 욕심이 있으면 뚜렷한 비전을 갖고 용감하게 나와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통합당 합류 전 외부인사 2명을 면담하고 차기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의중을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다소 모호하게 보일 수 있음에도 외부인사를 거론하며 대권을 쟁점화시키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기존 보수야권 잠룡들의 분발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윤석열, 김동연, 홍정욱 등도 물망

김 위원장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 등을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하고 있다.

윤 총장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잠룡을 누르고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여야 포함 전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거대 여당을 상대로 칼자루를 거침없이 휘두르는 모습이 부각되면서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지세가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위원장이 거론한 대권주자 2명에 윤 총장이 포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 총장 성향상 현직 총장 자리에서 외부 정치인들을 만나 그런 문제를 주고받을 분은 아니라는 게 제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대선이 2년도 안 남았기 때문에 우리 당으로서는 좋은 인물, 참신한 인물을 빨리 발굴해 대선 경쟁에 참여시켜 당 지지율도 올리고 본선 경쟁률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 두 분이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당당하게 나와서 ‘경쟁하겠다’, ‘국민 검증을 받겠다’고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도 윤 총장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워 보수야권에서는 호감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선주자의 자격 기준에 대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난국을 타개할 능력이 있는 지도자'라는 취지의 김 위원장 발언을 감안할 때 김 전 부총리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1970년생의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18대) 경력, 기업·언론사 운영 경력 등 경제전문가로서의 역량과 정무적 감각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홍 회장 자녀가 마약 투약 및 밀반입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은 아킬레스건이다. 국민 정서를 고려해 홍 회장이 대선 국면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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