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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검찰 맹폭’에도 뒷짐지는 청와대
추미애 ‘검찰 맹폭’에도 뒷짐지는 청와대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11.02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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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평검사들의 집단 반발로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무개입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은 추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평검사들의 집단 반발로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교통 정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 추미애 “개혁만이 답” vs 평검사들 “나도 커밍아웃”

추미애 장관과 일선 검사 간 갈등의 시작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수사 등에 대한 감찰 지시에서 비롯됐다. 추 장관과 윤석열 총장과의 대립, 국정감사 이후 평검사들의 반발 등이 이어지며 검찰개혁 전선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추 장관의 감찰지시에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가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망에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추 장관을 비판했다. 

그러자 지난달 29일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사가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공유하며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기사는 지난해 8월 보도된 것으로, 현직 검사의 비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남성을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다. 기사에서 지목된 검사는 이환우 검사로 알려졌다.

이후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추 장관을 비판했다. 최 검사는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감히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 역시도 커밍아웃하겠다”고 했다. 이에 230명 이상의 다른 검사들도 “나도 커밍아웃한다” 등의 댓글을 달아 지지를 표했다.

평검사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추 장관은 지난달 31일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라고 적었다.

◇ 민주당도 추미애에 가세… 청와대의 전략적 침묵

추 장관의 ‘불편한 진실’ 발언은 평검사들의 집단 반발이 일어난 현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가세해 검찰에 대한 맹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내부 통신망에서 법무부 장관의 지휘에 일부 검사들이 항명성 댓글을 달고 있다고 한다”며 “검찰개혁이 8부 능선을 넘어가면서 일부 특권 검사들의 개혁에 대한 저항도 노골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평검사들의 반발을 ‘검찰개혁 저항’으로 규정하고,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된 지 3일만인 2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총 34만1,5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정치검찰이 이제는 아예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한다”며 “검찰개혁의 시작은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는 일부터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평검사들의 반발로까지 이어지며,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시종일관 ‘무개입’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사태는 청와대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청와대는 이번 사태는 법무부 소관의 일이므로 대통령이 직접 개입할 수는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검찰개혁을 위해 현 사태를 사실상 방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개혁’을 목표로 부임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후 5선의 당대표 출신 추 장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삼은 것 자체가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라는 것이다. 이에 현 사태에서 청와대가 침묵을 선택한 것은 전략적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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