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11월 25일부터 11월 27일간 공식 방한하는 왕 국무위원을 11월 26일 오후에 청와대에서 접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5일 공식 방한한 왕 국무위원을 접견한 바 있다.
왕 국무위원은 이날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 만의 방한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8월 부산을 찾은 후 두 번째 중국 고위급 인사 방한이다.
왕 국무위원은 26일 오전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한 후 시내 모처에서 오찬을 함께할 계획이다. 양국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양자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같은날 오후엔 문 대통령을 접견하고 저녁에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을 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왕 국무위원은 지난해 12월 방한 때도 이해찬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한중 우호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박병석 국회의장을 차례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도 추진됐지만, 이 대표가 지난 22일부터 확진자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무산됐다.
왕 국무위원의 방한 목적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과 현 정부 막후 실력자들에게 미중 갈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견제 메시지 전달 등인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중(對中) 압박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협력을 공고히 해 미국 편중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 이번 방문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한 논의를 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시킨 상황이라 방한 여건을 갖추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