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토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대장동 특검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토론 요구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다. 이같은 토론 제안이 ′물타기′라고 규정하며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받아야만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28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지금 과연 민주당 후보가 야당 후보와 국가의 비전을 놓고 토론할 입장이 돼 있는가”라며 “중범죄가 확정적인 변명 여지없는 후보와 국민들 앞에서 마치 미래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물타기 하려는 정치 공세적 토론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건 야당 후보로서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일 윤 후보를 향해 정책과 현안에 대한 토론을 요구해 온 이 후보와는 달리 윤 후보는 토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 왔다. 그는 지난 25일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해서 “토론을 하게 되면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나온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토론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전날(27일) “기본적으로 토론을 하려면 대장동 특검을 받고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하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에도 “중범죄 혐의에 휩싸인 후보가 진상규명에 협조도 안 하는데 어떻게 같이 앉아 국가 장래에 대해 논할 수 있나”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당장 민주당은 이같은 윤 후보의 ‘조건부 토론’에 대해 날을 세웠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토론 없이 하지는 않는다”며 “토론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 후보는 처음 본다”고 맹비난했다. 이는 곧 윤 후보가 토론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윤 원내대표는 “수험생이 원하는 과목만 시험 볼 수 없듯 유불리를 따져 가며 토론할 자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윤 후보는 이 같은 입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얼마 전 공수처가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해 심지어 기자 어머니에게까지 무차별 정치 공작적 수사를 벌이면서도 대장동, 백현동 사건은 수사도 안한다”며 “검찰과 정권의 태도를 보면 확정적 범죄라는 걸 스스로 자인한다”고 이 후보를 겨눴다. 그러면서 “자신의 비리 등을 매일 바뀌는 정책으로 물타기 하기 위한 태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과거 전례’ 만큼의 토론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과거의 전례에 따라 양자 대결이니, 삼자 대결이 됐을 때 과거 전례에 따라 합당한 정도의 토론은 당연히 해야 안 되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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