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새해 주식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성장성과 투명성, 공정성을 갖춰서 우리가 주가 4,000시대를 넘어서서 5,000포인트 시대를 향해 가는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많은 투자자들이 이 후보의 구체적인 공약을 기다리고 있다. 

◇ “자본시장 투명화하면 주가지수 5,000포인트 가능”

이 후보는 3일 오전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및 증시 대동제에서 “저평가된 우량주와 가치주를 사놓으면 언젠가 제자리로 갈 것이고, 작전주를 사면 엄청난 후회를 할 수 있다. 저도 우량 가치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코스피 5,000포인트를 언급했다.

그는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이 대주주나 시장의 강력한 힘에 의해서 피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가조작이나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행위를 엄단해서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그는 방명록에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포인트를 향해 나갑시다’라고 적었다.

행사 참석 후 기자들이 이 후보를 향해 ‘윤석열 후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을 뒤떨어진 정치경제 시스템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정진욱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주가조작을 안 하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에게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의혹을 의식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주식시장에 관해 이 후보는 꾸준히 주가지수 5,000시대를 언급하고 있다. 지난 12월 경북 포항 죽도시장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혀 시민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고, 유튜브 경제 채널 ‘삼프로티비’에 출연해서도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한 뒤 541만회(3일 기준)의 기록적인 조회수를 얻기도 했다. 이 후보가 출연한 영상은 18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이 채널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았다.

◇ ‘허황한 공약’ 지적에 “얼마든지 가능”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후보의 ‘주가지수 5,000’ 외침에 단순히 5,000을 만들기만 하겠다는 공약은 의미가 없으며, 어떤 방식으로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관해 이 후보는 삼프로티비에서 “코스피 5,000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시장이 세계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디스카운트 정도가 너무 심하다. 그 점만 정상화돼도 4500 정도는 가뿐히 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가 5,000 시대를 빈말로 하는 게 아니다”며 “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통해 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이 첫 번째 핵심이고, 두 번째는 정부의 대대적 투자로 산업전환을 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기 산업화 고속도로처럼 재생에너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게 인프라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는 3일 개장식에서 이 후보가 “사실 우리 자본시장이 매우 디스카운트 돼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자본시장이 발전하려면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정성, 성장성을 갖춰야 한다.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 혁신과 창의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가도록 규제를 합리화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고 우리가 토대를, 인프라를 튼튼히 구축해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구체적 공약 제시가 관건

주식시장에서 대통령 후보가 코스피 지수를 공약으로 내건 것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후보 시절에 각각 코스피 5,000, 3,000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결론적으로 임기 내 공약을 지킨 대통령은 없었다.

개인 전업 투자자 A씨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런 우려를 전하며 “코로나와 구직난에 지금 개인 전업 투자자들이 상당히 늘어났다. 10여 년 간 투자를 해왔지만, 이렇게 젊은 개인 전업 투자자가 많을 때도 흔치 않았다. 대선 후보의 공약은 참고하되 본인의 투자 판단에 척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도 주가조작을 언급했다”며 “누가 봐도 김건희 씨를 겨냥한 이야기인데 주가 공약을 하려면 개미투자자들이 바라는 구체적 공약을 제시해야지 듣기 좋은 말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