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우리가 다시 상승할 것인가 침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에 원내대표직을 맡게 됐다.” 

지난해 4월 30일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취임사에는 ‘부담감’이 역력했다. 당면한 과제는 만만치 않았다. 180석 거대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 견제는 물론 원구성 재협상 등 정치력 시험대가 곳곳에 도사렸다. 더욱이 대통령 선거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 역시 그가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를 더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임기는 ‘성공적’이었다. 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면서도 쟁점 국면마다 협상력을 보여줬다는 데 대해 정치권의 이견은 없다. 집안 단속도 철저했다. 윤석열 당선인과 이준석 대표 간 신경전이 격화된 시기에 김 원내대표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내기도 했다. 이는 곧 ‘정권 교체’라는 커다란 성과로 돌아왔다. ‘침몰’이 아닌 ‘상승’을 이뤄낸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홀가분함을 드러냈다. 그는 “1년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취임할 때 이미 행정, 입법, 사법 모든 권력을 장악해 무서울 거 전혀 없이 폭주하는 민주당의 횡포가 극에 달할 때였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성과는 유의미했다. 우선적으로 임기 내 국회 원구성 타협을 이뤄냈다는 점은 그가 대표적으로 꼽은 성과다. 그는 “반민주적 폭거에 굴복하거나 타협해서는 안된다는 원칙과 신념으로 협상에 임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실질적 지원을 확대한 민생추경예산 통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막아 낸 것에 대해서도 “원내대표로서 나름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권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점에 대해선 더욱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 당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내부 갈등 없이 정권교체를 목표로 일심동체가 됐다”며 “마침내 정권교체를 이뤄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내대표로서 정권교체의 책무를 완수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던 동력으로 그는 ‘민심’을 꼽았다. 김 원내대표는 “100여 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이 믿을 구석은 국민밖에 없었다”며 “민심에서 멀어지면 정권교체는커녕 당의 존립 근거가 위협받는다는 믿음으로 모든 의사결정에서 국민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 ′민생논리′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 성공 염원

이렇다 보니 자리에서 물러나는 그의 마지막 당부도 ‘민생’에 힘이 실렸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가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민생을 뒤로한 채 힘자랑에만 몰두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우리 국민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서민이 받게 된다”며 ″이제는 진영논리가 아닌 민생논리로 경쟁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원 한 분 한 분은 특정 계파나 특정 정당의 대리인이 아닌 헌법기관으로서 민의의 대변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여야가 민생을 놓고 경쟁해야 진정한 협치를 이루고 국민의 삶을 지킬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당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단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다. 이를 위해선 당정 간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당 내에서 차기 원내지도부의 우선적인 능력으로 ‘소통’을 거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원내대표는 “인수위 단계이긴 하지만 인수위와 당 사이에 협의는 원만하게 잘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보다 소통창구도 원활해지고 매우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과 행정부와 여당과 사이에서는 서로 간 상호 견제와 균형이 반드시 전제된 상태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견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그렇지 않은 협력은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직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친 만큼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 출범과 6·1 지방선거를 위한 역할도 약속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과 민생 그리고 국민행복, 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밀알이 되겠다”며 “무엇보다 다가오는 6.1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향후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는 이날 “아직 당 대표 임기가 남아있고 시기적으로 이르긴 하지만 중심축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적극적, 능동적으로 찾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8일 김 원내대표의 뒤를 이을 신임 원내대표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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