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법안의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회부가 임박한 가운데 조정위원 구성과 시기를 놓고 야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박광온 위원장 과 연락이 닿지 않자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법사위 조사관실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검수완박’ 법안의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회부가 임박한 가운데 조정위원 구성과 시기를 놓고 야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박광온 위원장과 연락이 닿지 않자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법사위 조사관실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이 요청됐다. 이에 여야 모두 안건조정위에 참여할 위원 명단 제출을 완료했다.

박광온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21일 “각 교섭단체로부터 안건조정위원 명단이 제출됐다”며 “국회법 규정에 따라 조정위원을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건조정위는 제1교섭단체(민주당)의 조정위원과 제1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조정위원 각각 3명으로 구성된다. 다만 야당 조정위원에는 비교섭단체 의원이 1명 포함된다. 이에 따라 여당 위원은 민주당 3명으로 구성되며 야당 위원은 국민의힘 2명과 무소속 1명으로 안건조정위원이 구성될 전망이다.

이에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야당 몫 3명 중 비교섭단체 1명에 배정받아 조정위를 4대2로 구성하기 위해 전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박 위원장은 민 의원의 무소속 여부에 대해 “비교섭단체 의원으로 국회의장이 승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법과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안건조정위원을 정하는 권한을 법사위원장에게 있는 만큼 박 위원장은 민 의원을 비교섭단체 몫으로 정할 가능성이 높다. 민 의원이 조정위에 합류해 3분의 2 이상 찬성이 된다면 소위원회 심사를 생략하고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안건조정위원회는 오늘 중으로, 밤을 새워서라도 심도 깊게 심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문했고,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22일, 내일 본회의를 소집해달라”고 요청했다. 4월 국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현재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안건조정위 구성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날을 세우고 민주당의 ‘날치기 처리’에 대비하고 있다.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전 국회 법사위원장실에 들어가며 '검수완박'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손을 내저으며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전 국회 법사위원장실에 들어가며 ‘검수완박’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손을 내저으며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 국민의힘 총력저지… 민주당 내부서도 비판

국민의힘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렸고,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통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킬 방침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의 총력을 다 모아서 법안 저지에 나서기로 결의를 모았다”며 “중진의원들로부터 대처 방안에 대한 조언을 받아서 전략을 짜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마치 독립투사라도 되는 것처럼 (민형배 의원) 개인적인 비상한 결단이라고 포장했지만, 꼼수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 조정위원으로 추천한 전주혜 의원도 “민형배 의원은 절대로 안건조정위원으로 선정될 수 없다”며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를 위한 위장탈당을 했다. 무소속 신분 아닌가. 위장탈당 한 사람을 안건조정위원으로 받는 것 자체가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 의원의 ‘위장 탈당’을 둘러싼 민주당 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소영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통해 “안건조정위는 날치기나 물리적 충돌이 횡행하던 후진적 모습을 청산하고자 여야 이견을 숙려·조정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만든 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편법을 강행하는 건 옳지 않다”고 호소했다.

그는 “법안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은 2년 전 ‘위성정당’ 창당 때와 다르지 않다”며 “국민들에게 이게 옳은 일이라고 설명할 자신이 없다”고 민주당 자체의 각성을 요구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세대교체의 기치를 내걸었던 박용진 의원도 본인의 SNS를 통해 ”바둑 격언에 묘수 3번이면 진다는 말이 있다. 비상식이 1번이면 묘수지만, 반복되는 비상식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처음에 정의당을 끌어들이려다 실패하고, 양 의원을 사보임 했지만 실패하니, 이제는 민 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 단계를 통과하려 한다. 묘수가 아니라 꼼수다”고 성급한 진행을 우려했다.

당내에서 비판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본회의 이탈표’도 우려하고 있다.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이 이와 같은 무리수에 ‘반대’ 또는 ‘기권’할 경우 회의에 상정되고도 부결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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