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발언이 해당 참사를 책임져야 할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에서 이러한 유 전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새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차디차게 돌아온 자식을 끌어안고 고통에 울부짖는 엄마, 아빠를 보며 눈물이 나고 분노가 치밀었다”며 “이태원 참사는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할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을 미리 예상하고 정부는 사전에 대비했어야 한다”며 “경찰이든 지자체든, 그게 정부가 했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비판은 이 장관을 직접 겨냥했다. 앞서 이 장관이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가 아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등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유 전 의원은 “(이 같이) 말 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한 비판은 당내에서도 여러 번 나왔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조경태 의원 등은 해당 발언이 현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이 이를 ‘장관 파면’으로 연결시킨 데 대해 당내에서는 ‘너무 나갔다’는 시선이 다분하다. 오히려 사태를 ‘악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읽힌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파면 이야기를 내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 장관께서도 지금 밤잠 못 주무시면서 일하고 있는데 그런 문제를 지금 왜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 의장은 “국가의 책임이라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모든 걸 다 수용하고 또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이런 경우는 국가의 책임이 없고 저런 경우는 책임이 있고 이렇게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엄중한 사태에 있어 논리적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현재 우리 국민 모두에게 이 사태를 빨리 수습하는 그런 정부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장관의 말씀은 적절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본인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발언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를 고려하지 않은 채 발언하는 것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총괄 지휘해서 수습을 한 다음에 책임 소재를 따지거나 발언 소재를 따져야 하는데, 말 한마디에 그 말을 했다고 파면하라 하는 건 너무 야박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