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근길 약식회견을 시작했다. 이를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라고 한다. 단어 뜻 그대로 취재진이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대통령이 들어오면 현안에 대한 간단한 소회와 질답을 나누는 형태다.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솔직히 밝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의 정무적인 부담이 크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침마다 취재진 앞에 선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기사를 읽다보면 '대통령은 오늘 아침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 또 대통령이 아침에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독자들에게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굿모닝 프레지던트'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이 전면 중단됐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 기간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혹시라도 발생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통상 윤 대통령은 오전에 외부 일정 없이 바로 대통령실로 출근할 경우 청사 로비에서 취재진과 만나 도어스테핑을 했다. 그러나 이날은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았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전날(10월 3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함께 슬퍼하고 위로해야 할 국가애도기간,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지금의 아픔과 충격을 가족의 마음으로 함께 나눠주고 있는 언론인 여러분들도 널리 양해해주리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국가애도기간은 오는 5일까지다. 이번주는 오전에 취재진이 대통령을 만날 수 없다는 뜻이다. 

취임 후 곧바로 도어스테핑을 시작했던 윤 대통령이 이를 중단한 것은 지난 7월 11일이었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경호처의 강력 권고로 도어스테핑 중단을 결정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7월 12일 1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자 ‘원거리’로 도어스테핑을 재개한 바 있었다.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애도의 의미와 함께 사고 수습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실도 도어스테핑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윤 대통령은 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이후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또 전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는데, 이 때에도 윤 대통령은 별다른 발언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상민 장관의 경우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많은 인파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에 사고 수습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데 도어스테핑에서 자칫 설화(舌禍)에 휩쓸리게 되면 불필요한 정쟁에 휘말리게 되기 때문에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이 때문에 나온다. 

이유가 어쨌든 이번주 기자들은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다.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전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이때, 대통령이 직접 위로와 사과, 그리고 설명을 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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