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이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전날(24일) 유감을 표했지만, 이러한 태도가 한두 차례가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 목소리까지도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의원을 겨냥 “흑석 선생이 아니라 흑색 선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청담동 술자리가 청담동 뻥자리가 됐다”며 “일언부중 천어무용(一言不中 千漁無用‧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소용이 없다)”이라고 힐난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질의한 바 있다. 대형로펌 변호사 30여명이 청담동 한 바에서 가진 술자리에 한 장관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까지도 참석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경찰이 당시 이러한 사실을 처음으로 언급한 첼리스트로부터 해당 내용이 ‘거짓말’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며 상황은 달라졌다. 김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당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 본회의 참석 전 기자들을 만나 “사과할 필요가 없다.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앞으로도 국회의원 배지 뒤에 숨어 선량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하고 해코지하고 다닐 것이기에 그러지 못하도록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유감 표명이 사실상 잘못을 인정한 모양새가 되면서 국민의힘의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대변인’인 김 의원의 자질을 따지고 나섰다. 김 의원이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의 비공개 면담 브리핑 과정에서 발언을 왜곡해 사과한 전적이 있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주 원내대표는 “김의겸 대변인이 하는 말을 국민이 믿겠나”라고 쏘아붙였다.

당장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도 압박하고 나섰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김 의원의 거짓말 사례는 결코 유감 표명 정도로 적당히 넘어가선 안 된다”며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본인의 말과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당 차원의 공식 사과와 김 의원에 대한 강력 징계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야당 내에서도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새어 나오고 있다.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명백히 잘못한 것”이라며 “대변인이 신뢰를 잃어버리면 정당이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이기에 대변인 정도는 그만두는 것이, 본인이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권 내부에서 새어 나오는 ‘의원직 사퇴’ 주장에 대해선 “여야가 서로 의원직 사퇴하라고 그러는 데 한 사람도 사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