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에도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두고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독단과 일방통행이 2014년 국회선진화법 이후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처리라는 국회 관례를 산산이 깰 상황”이라며 “내년 예산안을 윤석열 정권의 사적 가계부쯤으로 삼아 민심 말고 윤심만 살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서민 예산 재원 마련 감액에는 철벽을 치면서 극소수 초부자, 슈퍼부자를 위한 감세는 칼같이 고수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오직 슈퍼부자 입장을 대하는 특권세력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야는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의 주재로 양당 원내대표가 회동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 역시 여야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감액 규모 등 견해가 서로 다른 만큼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단독으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오후까지 정부·여당의 입장을 안 바꾸면 의장께 오후 수정안을 전달해 오늘 처리 의사를 확인하고 제출을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이제라도 민생예산을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 본회의를 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안도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은 약속한 대로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 이 장관 해임안을 처리하길 바란다”며 “여당은 내년 예산안 처리와 이 장관 방탄을 연계하며 시간을 지연시키려는 정략적 꼼수를 버리고 유족과 국민의 명령을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가 ‘몽니’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하지 못한 일을 정권을 잃은 후 하겠다는 건 몽니고 잘못된 것”이라며 “부디 새 정부의 경제위기 조기 극복 노력을 폄훼하지 말고 필요한 예산을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이 삭감만 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하고 있다만 저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때 생기는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저는 이야기는 그렇게 하지만 막상 실행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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