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분위기가 달아 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본격 견제에 나선 모습이다. /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분위기가 달아 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본격 견제에 나선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전당대회 개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유 전 의원은 사실상 ‘비윤’의 구심점으로 통한다. 당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친윤계’로서는 유 전 의원의 출마 자체만으로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 유 전 의원에 대한 견제도 점점 거세지는 모양새다.

9일 국민의힘 당권 후보들은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행보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 방문을 통해 세몰이에 나서는가 하면 메시지를 통한 선명성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유 전 의원 역시 이러한 흐름에 올라탄 모습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국민연금·건강보험 개혁 착수와 관련해 “높이 평가하고 적극 지지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방치한 국민연금 개혁을 새 정부가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발전이고 진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밝은 미래를 위해 최선의 개혁안을 도출하고 국민 동의를 구하고 정치권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난한 일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줄곧 내온 유 전 의원으로선 이례적인 ‘칭찬’이다. 

유 전 의원의 이날 메시지에 더욱 무게감이 실린 데는 그가 앞서 당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 무관치 않다. 유 전 의원은 지난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이 촉발한 ‘수도권·MZ세대’ 당 대표론에 대해 “그런 당권 후보가 지금 저밖에 더 있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실제로 뉴시스의 의뢰로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수도권과 중도층에서 상당한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과 인천·경기의 경우 각각 35.2%, 39.9%로 타 후보에 비해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중도층에서도 38.2%의 지지율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33.6%로 가장 높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거세지는 유승민 견제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 유 전 의원을 견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이번 전당대회의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이 대표적이다.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기존 룰이 아닌 당원투표 비율을 올려야 한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아예 당원투표 비율을 100%까지 올리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강점을 지닌 유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앞선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 친윤계와 번번이 대척점에 섰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숨은 이유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유승민 한 명 이겨보겠다고 별 이야기가 다 나온다”며 “굉장히 삼류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발언은 당내 비판을 고조시켰다. 유 전 의원의 ‘과도한 자신감’이라는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난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김은혜 후보하고 민심이 50%인데도 졌다”고 지적했다. 김정재 의원도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약간의 과대망상”이라며 유 전 의원의 발언을 일축했다.

전당대회가 본격화 되면 유 전 의원에 대한 견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친윤계의 구심점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비윤계’인 유 전 의원이 파고들 공간이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당권 불가론’도 서서히 피어나고 있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가 당권을 교두보 삼아 대권을 노리는 게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취지의 보도가 나오면서다. 김정재 의원은 앞서 라디오에서 “추측성 기사 같다”면서도 “통상 정치권에서 현직 대통령이 계시는데 바로 다음에 대통령 후보가 나오면 당내에서는 조금 불편한 기류는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당권 주자들도 이와 관련해 목소리를 냈던 만큼 전대 경쟁이 가열될 경우 공방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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