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후퇴’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발끈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들이 민주주의를 운운한 것이 놀라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께서 신년에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셨다”며 “정말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뵙고 진솔하게 문 전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집권하던 지난 5년 간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어떻게 됐는지를 진솔하게 토론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후퇴’ 발언은 전날(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만남 이후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해를 맞아 덕담까지 건네주셔서 따뜻함에 배가 부른 하루”라며 “무엇보다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는 점에 대통령님도 저도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며 “두 사람의 자기성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헛갈리게 하는 한 편의 블랙 코미디”라며 “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흔들어댄 사람이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전 대통령 집권 당시에 오히려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며 일일이 지적했다. 그는 “적폐 몰이한다고 과도한 권한을 남용했다”며 “검찰과 사법부를 장악해서 자기편들 비리는 일방적으로 덮어주고 자기편 비리 수사하는 검찰은 정기 인사 철이 아님에도 인사로서 전부 수사팀을 해체하고 흩어버렸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국회에서는 의석수만으로 다수의 횡포로 마구잡이로 밀어붙여 공수처법, 선거법 등 여러 가지 관계되는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며 “민주주의 파수꾼이라고 할 방송을 모두 장악해 온 이런 지난 5년인데, 어떻게 민주주의 후퇴를 입에 담을 수 있는지 참으로 인식체계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문 전 대통령께서 신년에 민주주의 후퇴를 언급한 것은 잊히고 싶다는 본인의 말씀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 우리가 지난 5년 간 저런 분을 대통령으로 모셨는가 하는 의아심을 갖게 할 뿐”이라며 “제발 자중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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