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당 소속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국민의힘은 일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고, 가급적 ‘중대선거구제’ 쪽으로 방향을 잡자는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국회 정개특위 위원들과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각 선거제도 장단점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고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며 “전문가 의견 등을 조금 더 듣고 난 다음에 그것을 토대로 다시 의견을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석한 인사들은 중대선거구제 개편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선거구제가 ‘다당제’를 보장하는 측면이 큰 만큼 양당정치의 폐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주 원내대표는 “가급적 중대선거구제로 옮겨갈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보자는 그런 정도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물론 지역구를 손대는 일인 만큼 소속 의원들의 불만도 상당할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도 이날 “오늘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지역구 사정에 따라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모으는 게 대단히 어렵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정개특위에서 논의가 이뤄진 후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주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서 숙성이 좀 되고 정리되면 미리 의원들에게 제공해 다양한 선거구제 모습이 실질적으로 선거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를 충분히 숙고한 다음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질적인 논의가 진척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중대선거구는 2~5인이 섞여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는데 현재 2~4인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며 “중선거구 같은 경우는 오히려 많은 문제가 있고, 다양한 군소정당이 들어오기엔 아주 애매한 숫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거구 제도 의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이라고도 부연했다.

선거구제 개편에 힘을 실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정개특위에 다음 달 초까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 역시 시일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한 분위기다. 국회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음은 급한데 현실적으로 여론 수렴 과정, 전문가 의견 청취 이런 게 병행되어야 할 일이라 다음 달에 어떤 결론이 나오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