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계’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당 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과거로 퇴행하는 국민의힘을 다시 미래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 위원장의 출마로 ‘김기현-안철수’ 구도의 전당대회 판도가 변곡점을 맞는 모습이다. ‘비윤계’ 표심이 결집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천 위원장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출마의 뜻을 밝혔다. 그는 “여러 후보들이 총선승리에 본인이 적임자라고 주장하지만, 문제점과 대안을 제대로 짚어내는 사람은 없다”며 “무작정 본인이 유리하다는 내용의 무의미한 발언만을 거듭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천 위원장은 문제의 ‘근본’에 윤핵관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금 주류, 친윤, 윤핵관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박살 내고 있다”고 일갈했다. 천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충성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공당의 주인을 참칭하는 사람들이 결국 대통령과 당에 가장 큰 해를 끼치고 있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당내에서 천 위원장의 출마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점 때문이다. 물론 천 위원장은 “이준석과 천하람은 많이 다르다”고 말했지만, ‘개혁 보수’ 지향점이 같은데다 이 전 대표가 의지를 갖고 추진한 당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대표도 지난 1일 페이스북에 “항상 선거는 차선이나 차악을 뽑지 않고 최선을 뽑아야 한다”며 천 위원장 ‘지원사격’에 나섰다. 아울러 이날 천 위원장의 후원회장을 맡은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주류에 굴복하지 말라’고 조언한 점을 언급하며 “후배의 도전에 응원을 보내며 이런 조건을 강조하시는 후원회장은 처음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 ‘이준석계’ 변수에 ‘촉각’

정치권에서는 천 위원장의 ‘출마’가 당권 구도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평가한다.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로 갈 곳을 잃었던 ‘비윤계’의 표심이 집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이 전 대표가 떠나기 전 공들였던 ‘당원 모집’에 대한 기대감도 묻어있다. 사실상 ‘이준석’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뒷심이 이번에 직접적으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나경원 전 의원 사태 등으로 드러난 친윤계에 대한 반감도 천 위원장에게 호재다. 지금까지 이러한 여론이 ‘반사 효과’로 안 의원을 향했지만, ‘선명성’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당심의 이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분노가 안 후보에게 옮겨간 것이지만 대안이 없다”며 “그 바람이 천 위원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당내에서 합리적 보수주의자들에 더해 윤핵관과 안철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지지할 것”이라며 “2강 1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친이준석계의 바람은 비단 당 대표에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이날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허은아 의원과 이기인 성남시의회 의원 등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으로 출마했다. 이들은 일제히 ‘친윤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사실상 ‘전면전’을 예고한 모양새다. 

불편한 쪽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류 세력이다. 이들의 출마가 당장 ‘친윤 지도부’를 구성하려는 계획과는 정반대의 모양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견제도 역력하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권이 정지된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선거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수영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3%밖에 안 나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이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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