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태원 참사’ 후속 조치 일환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가운데 여야의 신경전은 6일 열린 올해 첫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참사에 대한 ‘책임’을 이 장관에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탄핵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조치에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이 화력을 집중한 곳은 이 장관의 책임론이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으로 결정한 뒤 의안과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기다릴 만큼 기다려서 이 문제에 대해 매듭지어야 할 때”라고 탄핵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안건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159명 귀중한 생명과 관련된 일로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탄핵안은 이날 대정부 질문에 앞서 본회의에 보고됐다. 이와 함께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이 장관 문제에 더해 정부의 책임론 띄우기에 나섰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은) 159명이나 되는 꽃다운 청년들이 이태원 참사로 희행됐는데도 진정한 사과 한 마디가 없다”며 “책임 장관을 문책하지 않는 게 윤석열식 ‘자유’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직접 이 장관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그동안 행안부 장관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스스로 평가하기엔 잘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이 장관이 “스스로 평가하기엔 성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한 데 대해 그는 “썩 잘했다곤 생각이 안 되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분향소 철거를 계고하고 행정 집행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도 장관의 입장을 물었다. 정 의원은 “분향소에서 (유가족과) 경찰이 대치 중인데 장관으로서 손 쓸 수 없느냐”고 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서울시의 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시에 대해 뭐라고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에 대한 질책은 비단 이 장관만을 향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쫓겨나기 전에 그냥 자진 사퇴하는 게 나을 거 같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한 총리가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웃음을 지은 것과 합동분향소 방문 당시 ‘무단횡단’을 한 것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대형참사가 나면 보통 총리가 사직서를 낸다. 그런데 한 총리는 왜 사직서를 안내는가”라고 비판했다. 

◇ ‘탄핵 요건 안돼’ 국민의힘 ‘반발’

반면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의 이 장관 탄핵이 부적절하다며 방어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총리에게 한 질의에서 “탄핵소추는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게 아니다”라며 “공무원이 직무 집행함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된 때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 맞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보고서를 대략이라도 보셨나. 거기서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위헌·위법 사항을 발견했나”라고 했다. 이에 한 총리는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한 결과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검찰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해선 계속 수사 중이지 않나”라고 물으며 사실상 이 장관의 ‘위법 사안’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이 장관 ‘탄핵 소추’의 부당함을 강조한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고리로 민주당에 대한 역공을 쏟아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은 국무위원이 헌법상 법을 위반했을 경우에만 탄핵을 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당론으로 탄핵을 추진하는 목적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대상으로 “이 대표를 당 대표로 예우하지 말고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과거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SNS에 남긴 글도 인용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권한 축소 법안’에 대해서도 ‘이재명 방탄법’으로 규정하며 “이것이야말로 ‘이재명표 검수완박2’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수사 중인 상황에 대해 방어하기 위한 의도로 그런 법을 만든다면 안 될 것”이라며 태 의원의 발언에 공감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이 장관의 탄핵안을 본격 처리할 방침이다.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사실상 국민의힘으로서는 손을 쓸 방법이 없다. 이와 관련해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또다시 ‘민생’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정쟁’만 남았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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