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13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대해 국민의힘이 발끈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현 정부의 모습이 ‘민주주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사실 민주당 집권 시절이 훨씬 더 많았다”고 반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것이니까 우리는 경청을 했다”며 “그 중 우리가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여서 같이 협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민주주의가 훼손됐다’ 이런 것들은 사실 민주당의 집권 시절 훨씬 더 많았다”며 “우리가 야당일 때 다르고 여당일 때 다른 이런 내로남불이 없는 정치를 하자는 게 내일 이야기할 중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맹공했다. 해외 순방 과정에서의 ‘실언’을 비롯해 북한 무인기 사건, 이태원 참사 등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인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에 대해 ‘정치적‧자의적 수사’라며 “민주주의가 붕괴됐다”고 힐난했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 과정에서 이른바 ‘윤심 살피기’도 비판의 지점이 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박 원내대표의 연설이 전형적인 ‘남 탓’이라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남 탓으로 시작해 남 탓으로 끝났다”며 “야당탄압, 정치보복의 공허한 외침은 오늘 연설에서도 빠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가 말한 ‘사당화’, ‘사법 정의 무시’, ‘민주주의 위기’는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며 “민주당을 사당화해 이재명 대표의 ‘방탄’ 도구로 전락시키고 법망을 피해 보고자 강성지지층에 기댄 여론전은 물론 장관 탄핵에 명분 없는 방탄 특검까지 정쟁거리 발굴에 혈안이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연일 김건희 여사의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새로운 증거가 쏟아져도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주 원내대표는 “김 여사 주식 관련 사건은 민주당 정권 시절 얼마나 많이 파헤쳤는가. 박범계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수사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특검하자는 건가”며 “박 의원이 듣고 있는 거 보니 저는 참 웃음이 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민주당이 다수당의 힘을 사용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박 대변인은 “입법은 물론 예산권까지 169석 의석수를 무소불위로 휘두르며 지금껏 자행해 온 의회 폭거가 민주당에게는 모자랐는지 국회 혁신이라며 (법사위 월권, 예산시스템 개선 등) 자당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들고나왔다”며 “민주당의 검은 속내가 훤히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제주에서 열린 현장비대위에서 민주당이 간호법 등 7건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지금 입법부에서 확보한 다수 의석 하나로 입법부는 물론이고 행정부와 사법부까지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이건 입법독재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 파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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