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당무 개입을 둘러싼 당권 주자들간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당무 개입을 둘러싼 당권 주자들간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30% 중반대를 유지해 오던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당무 개입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나친 당무개입이 오히려 당내 갈등으로 비춰지며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날 전당대회 ‘1차 컷오프’에서 이준석계 인사들이 대거 살아남으면서 대통령실의 분위기는 마냥 편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2%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 것으로 직전 조사(1월 31일~2월 2일) 대비 2%p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상승했다. 직전 조사 대비 3%p 상승한 59%를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뼈아픈 점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과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이날 조사에 따르면 부정평가 응답자 중 12%는 ‘독단적‧일방적’을, 5%는 ‘여당 내부 갈등‧당무개입’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갤럽은 “이번 주 부정평가 이유에서는 독단, 그리고 당무 개입 등 여당 내부 갈등 언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안철수 후보까지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십자포화’를 받으면서 이러한 주장은 무색해졌다. 당장 전당대회 출마한 비윤계 인사들은 이를 집중 공략했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후보는 전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통령이 이거 멈추셔야 된다”, “국민들 보기에 너무 한가해 보인다”고 직격했다.

실제로 그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내 갈등과 맞물리며 흔들려 왔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이 고조됐던 지난해 8월경 약 20%대에 머문 것이 대표적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칠 때는 대통령과 당내 인사들의 충돌이 불거졌을 때”라며 “외부 위협이 있을 때보다도 집안싸움의 경우 지지율이 바로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 ‘1차 컷오프’서 비윤계 모두 생존

동시에 이날 발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예비경선 결과 비윤계 후보들과 현역 친윤계 후보들 간 명운이 갈리면서 대통령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1차 컷오프’ 결과에서 당 대표에 출마한 천하람 후보는 물론 최고위원 출마자인 김용태‧허은아 후보, 청년 최고위원에 나선 이기인 후보 등 ‘이준석계’ 인사들은 모두 본경선에 진출했다. 

반면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현역 친윤계 의원들은 고배를 마셨다.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팀장을 맡았던 이용 의원을 비롯해 박성중‧이만희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그간 ‘친윤계 지도부’ 구성에 목청을 높였던 대통령실의 ‘의중’과는 거리가 먼 결과다. 이렇다 보니 당내 일각에선 대통령실과 친윤계에 대한 일종의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이준석계의 ‘영향력’이 본선에서 얼마만큼 먹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차 컷오프’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았던 만큼 결집된 ‘비윤계’ 표심이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지만, 본선의 경우는 ‘새로운 판’이 열린다는 점에서 비윤계의 진입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배 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준석계지만 최종 간택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이들의 본선 진출에 불편할 수밖에 없는 데는 ‘친윤-비윤’ 구도 속 더욱 대립각이 선명해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당장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때리기’ 전략이 유효한지는 한번 다들 고민해 보시라”고 친윤계를 직격했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재원‧정미경‧조수진 후보 등을 겨냥 “비대위를 만든 주체”라며 “또다시 당원들께 표를 달라고 말씀하시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며 날을 세웠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529호 2023년 2월 2주
2023.02.10.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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