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당권을 둘러싼 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된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통령 탄핵’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김기현 후보가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우려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게 화근이 됐다. 다른 후보들이 해당 발언에 대해 맹공했고, 이에 김 후보는 ‘진의 왜곡’이라며 반박했다.

김 후보는 13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선 출마를 생각하시는 분은 이번 당 대표에 곤란하다는 이야기는 제가 작년 여름부터 계속했던 이야기”라며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논란은 김 후보가 지난 11일 경기도 소재 한 대학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김 후보는 차기 ‘대권 주자’를 특정하며 당 대표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힐 때 당이 깨지고,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라는 사태까지 자초해서 겪었다”며 안 후보를 향한 견제구를 던졌다.

해당 발언을 두고 즉각 안 후보 측은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전날(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길래 저런 망상을 하는가”라며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당 대표를 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을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는 논평을 통해 “찌질한 처신” “막말 퍼레이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천하람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얕은 수의 협박”이라며 “당원들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처사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가 ‘미래 권력’을 언급한 데 대해선 “제가 알기론 김 후보도 대선 욕심이 있으시다”며 “말이 좀 안 맞다”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이러한 논쟁에 대해 “현재 권력과 새로 나타난 미래 권력이 당내에서 충돌했을 때 불협화음이 생겼고 결국은 아픈 탄핵이라는 과거가 우리에게 있었다”며 “다시는 그런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향해 “마음이 다급한 건 알겠지만 당의 대표가 되시겠다는 분이 없는 말을 왜곡‧곡해하면서 우리 당에 흠집을 내는 모습은 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