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가 1강 체제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복수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당 대표 후보의 ‘우위’가 두드러지면서다. 이 가운데 3‧4위 후보의 약진세도 이어지고 있다. 표심이 분산될 경우 ‘결선투표’를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위한 마지노선인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23일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당대회 구도는 ‘1강 3중’ 형태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후보는 직전 조사(2월 6~7일) 대비 1.3%p 떨어지긴 했지만 44%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8%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시아투데이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같은 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조사에서 김 후보는 40.4%로 가장 앞섰다. 지난 6일 발표한 여론조사 대비 8.1%p 상승한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사실상 김 후보의 ‘강세’가 굳어지는 상황과 가장 대비되는 사람은 안철수 후보다. 그간 김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안 후보는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서 직전 조사 대비 7.8%p 하락한 22.6%에 머물렀다. 알앤써치 조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졌다. 안 후보는 직전 조사에서 36.1%를 얻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27%의 지지율 밖에 얻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가 다분하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국면에서 ‘반윤 정서’를 끌어안는 듯했던 안 후보는 대통령실과의 ‘갈등’ 이후 ‘윤심’과 ‘반윤’ 사이에서 별다른 색채를 보여주지 못해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안 후보는 친윤도 아니고 반윤도 아니다”라며 “꼭 철수답다”고 비꼬았다. 

◇ 가능성 높아진 ‘결선투표’

문제는 안 후보의 하락세와 맞물려 하위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따르면 천하람 후보는 15.6%를, 황교안 후보는 14.6%를 얻으며 안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혔다. 직전 조사 대비 각각 6.2%p, 7.6%p 뛰어오른 것이다. 알앤써치 조사에선 천 후보가 지난 6일 발표된 조사 대비 5.8%p 상승한 13.1%, 황 후보가 6.9%p 상승한 12.3%를 기록했다. 

이들의 상승세에 ‘이유’가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반윤(反尹)’ 대표 주자로 나선 천 후보의 경우 당내 ‘윤핵관’을 직격하며 존재감을 쌓고 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우리 당원들이 윤핵관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강원도 합동 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당원들이 봤을 때 국민의힘에 득이 되기는커녕 해가 되는 윤핵관 의원들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황 후보의 경우 ‘정통 보수’를 자처하며 김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김 의원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먼저 제기하며 ‘사퇴’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날 강원도 연설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지층이 겹치는 김 후보를 때림으로써 실익을 얻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결선투표’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김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뚜렷한 ‘과반’은 아니다. 황 후보를 비롯한 하위 후보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표심이 양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황(김기현-황교안) 연대, 천안(천하람-안철수) 연대 등 다양한 ‘연대설’이 현실화 될 수도 있지만, 각 후보들은 모두 ‘연대는 없다’며 손을 젓고 있다.

이렇다 보니 결선투표를 위한 ‘2위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를 견제하는 천 후보와 황 후보의 움직임도 바빠진 모습이다. 천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겨냥 “윤심 호소하다 실패하고 나니 할 게 없어졌다”며 “이미 실버 크로스는 됐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황 후보는 이날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 연설회에서 “(안 후보는) 아직까지 체화되지 않았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근거자료 및 출처
[미디어트리뷴-리얼미터] 김기현 의원, 지난 조사에 이어 오차범위 밖 1위 기록
2023.02.23. 리얼미터
[아투 여론조사] 차기 국힘 당대표 ‘김기현’ 40.4%, ‘안철수’ 27%
2023.02.23.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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