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양곡관리법에 대해 오는 27일 본회의 처리를 공언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당 법안이 오히려 쌀의 과잉 생산을 부추겨 농가의 피해를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양곡관리법 관련 민주당 안(案)은 물론 국회의장 중재안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 부대표는 “의장님께서 여러 중재 의견을 내셨는데 기본적으로 당초의 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현재도 쌀 생산이 과잉인 상태에서 쌀 생산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해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쌀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 법안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시장 질서에 어긋나는 부분”이라며 “그런 점에서 정부‧여당은 아무래도 이 법안은 좀 곤란한 상황이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23일) 양곡관리법과 관련해 국회의장 의견을 수렴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2월 임시회기 중 처리를 목표로 오는 24일이나 27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쌀 초과 생산량 3% 이상 △수확기 쌀 가격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 시 정부가 의무 매입을 하도록 하는 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국회의장의 중재로 △쌀 초과 생산의 경우 3~5% 이상 △가격 하락의 경우 5~8% 이상으로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중재안도 사실상 ‘무리’라는 입장이다. ‘의무 매입’을 규정하는 것 자체가 시장의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취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자신들도 무리하다는 걸 알았는지 5%를 8%로 바꿔서 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맞추어 정리해야 하는 것이지 몇 퍼센트가 넘으면 의무적으로 개입하면 시장 기능이 파괴되고 많은 농민들이 따라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년간 경작 면적, 그 다음엔 생산량 가격 변동 이런 걸 모두 가지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논의하자는 입장”이라며 “올해 쌀 매입 여부가 12월 넘어야 결정되는데 지금 2월에 억지로 저렇게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러한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지금까지 민주당이 저렇게 힘으로 밀어붙여서 실패로 끝난 임대차 3법, 선거법, 공수처법처럼 그런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다시 한번 민주당에 정신 바짝 차리라고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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