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에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에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이탈표로 인해 후폭풍을 겪고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는데,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민주당 내에서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가까스로 부결’됐다. 

국회에서 진행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는 전체 재적 의원 299명 중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297명이 참여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찬성은 139표, 반대는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가결 정족수(149표)에서 10표 모자랐다. 

문제는 민주당이 지난 21일 의원총회를 열고 체포동의안 부결 총의를 모았다는 점이다. 이에 ‘170표 이상’의 압도적 부결이 예상됐다. 하지만 반대표는 민주당 의석수(169석)보다 31표나 적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본회의가 시작하자 소속 의원이 모두 참석했다고 알렸으나, 당내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찬성표는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수(114명)와 불체포특권 폐지를 외치는 정의당 의원수(6명)를 합친 것보다 19표나 많았다.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5명)과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용혜인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때, 민주당 이탈표는 최대 37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결과를 받아든 지도부에서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28일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내 내홍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내용적으로는 이 대표를 몰아낸 것”이라며 “민주당이 가을 쯤 내전을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에 기권과 무효표로 나온 20표가 다음에는 찬성표로 바뀔 것”이라며 “‘대표 물러나면 계속 부결시켜 줄게. 하지만 안 물러가면 너 감옥 간다’(라고 한 것) 그러니까 20명이 대표 물러나라고 협박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친명계(親이재명계)의 격앙된 반응, 그리고 비명계(非이재명계)의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친명 성향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탈표를 ‘색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일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선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의 단일대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고 했다. 

지도부의 일원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노할 때 분노하고 다시 일어설 때 함께 일어서자.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떠오른다.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며 “눈물나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더 잘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전날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크게 실망했다. 일부에서 조직적으로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이 정도 일줄은 몰랐다”며 “여당과 보조를 맞추는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성토했다. 분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 사람들이 나가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겠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당 대표 거취 문제를 앞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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