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NEW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NEW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1998년, 처음 만났다. 2004년, 첫사랑이 생겼다. 2010년, 각자 어른이 되어간다. 2014년, 흔적을 따라간다. 지금, 그리움을 그린다.”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 분)와 하은(전소니 분) 그리고 진우(변우석 분)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017년 개봉해 국내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냈던 중국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원작으로, 장편 데뷔작 ‘혜화,동’(2011)으로 연출을 인정받은 민용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김다미‧전소니‧변우석이 주인공으로 활약, 눈부신 세 청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한국 정서에 맞게 재탄생한 ‘소울메이트’는 원작의 매력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설정을 더해 차별화된 재미를 안긴다.

우선 원작의 전체적인 스토리와 이를 풀어내는 독특한 전개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 이야기의 힘을 잃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이야기를 미소의 시선으로, 하은의 시점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차별화된 재미를 완성한 ‘소울메이트’. / NEW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차별화된 재미를 완성한 ‘소울메이트’. / NEW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미소와 하은의 우정처럼 극적이진 않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학창 시절을 지나 20대를 함께 맞이하기까지의 아픈 성장, 또 성인이 됐을 때 비로소 알게 되는 서로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상처를 주기도 하는 모습은 실제 우리의 우정과 닮아있어 깊은 공감을 안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소울메이트가, 또 그의 앞에서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곱씹게 한다. 

‘소울메이트’만의 다른 색을 더하는 것은 ‘그림’이다. 원작에서 두 주인공을 다시 이어주는 매개체가 소설이었다면, ‘소울메이트’에서는 ‘그림’으로 미소와 하은을 더욱 세밀하게 연결한다. 하나의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나눠 쓰며 함께 그림을 그리던 어린 시절부터 오해가 쌓여 잠시 돌아섰던 때에도 이들은 그림을 그리며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달랜다. 

자유로움이 묻어나는 추상화를 그리는 미소, 극사실주의 연필화를 그리는 하은의 설정은 두 사람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대사와 장면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비로소 하나가 된 두 사람의 그림은 아프면서도 아름답고, 쓸쓸하면서도 충만한 모순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똑같이 그리다 보면 그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이 보인다”는 하은의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이유다. 

눈부신 시너지를 완성한 김다미(왼쪽)와 전소니. / NEW
눈부신 시너지를 완성한 김다미(왼쪽)와 전소니. / NEW

미소와 하은의 변화를 제주와 서울이라는 물리적 거리로 담아낸 설정도 좋다. 함께여서 행복하고 따뜻했던 어린 시절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어른이 돼가며 변화하는 낯선 환경과 서로를 잃고 공허한 시절은 차갑고 고요한 서울의 모습으로 비춰 몰입을 돕는다. 

김다미, 전소니는 반짝인다. 원작과는 다른 매력의 미소와 하은을 완성하며 ‘소울메이트’를 더욱 빛나게 한다. 김다미는 해맑은 미소 뒤 자신만의 슬픔을 숨겨놓은 미소의 복합적인 내면을 섬세하고 감성 짙은 연기로 그려내고, 전소니는 고요하고 단정한 모습 뒤 단단한 속내를 지닌 하은을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두 배우의 호흡 역시 두말할 것 없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눈부신 시너지를 완성한다.

연출을 맡은 민용근 감독은 “굉장히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서 ‘아, 그 사람이구나’라고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며 “‘소울메이트’를 통해 이러한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영화 속에 흐른 감정들이 일방적으로 전달되기보다 관객의 마음에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있을, 마음 깊은 곳의 단 한 사람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러닝타임 124분, 오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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