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2,000원’을 제시했다. / 뉴시스
양대노총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2,000원’을 제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1만2,000원’을 꺼내들었다. 아울러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7개 요구안도 함께 제시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올해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극심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최저임금 제도개선 요구도 함께 제시한 노동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했다. 양대노총이 제시한 요구안은 ‘1만2,000원’이다.

이는 노동계에서 꾸준히 요구해온 ‘최저임금 1만원’을 훌쩍 넘는 것이자, 올해 최저임금인 9,620원보다 24.7% 높다. 이러한 인상률은 역대 최고치로 남아있는 1991년의 18.8%를 넘어선다.

이러한 요구안의 근거로 양대노총은 △최근 물가 폭등으로 실질임금이 저하하고 노동자들의 생계비 부담이 커지면서 최저임금을 현실화할 필요성이 커진 점 △해외 주요국들이 적극적인 임금인상 정책으로 내수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점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노동자 가구생계비를 반영해야 하는 점 등을 제시했다.

양대노총은 “2022년 공식 물가상승률은 5.1%이지만,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은 5%”라며 “체감 물가 폭등은 노동자 서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고, 특히 저임금·저소득층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물가상승률도 못 미치는 임금인상으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있으며, 최저임금이 곧 자신의 임금이 되는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196만원으로 억대로 진입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연봉의 4배가 훨씬 넘는 금액”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겠다고 하지만,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인 듯 연초부터 임금인상이 물가인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는 정책은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최저임금 제도에 대한 문제제기도 빼놓지 않았다. 양대노총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그리고 고용증가율이라는 계산식으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 내놓은 안이 2년 연속 최저임금으로 결정됐다”며 “법적 근거도 불명확한 계산식으로 최저임금위원회의 역할이 무시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이 올해에도 여과 없이 적용된다면 사회적 대화기구라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본 취지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양대노총은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가구생계비 반영 △사업 종류별 구분적용 삭제 △도급인 책임 강화 △최저임금 차액에 대한 정부 지급 △플랫폼 노동자 등 최저임금 미적용 노동자에 대한 적용 확대 방안 수립 △산입범위 원상회복 및 통상임금 간주 △장애인 등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 등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7개 요구도 제시했다.

양대노총은 이러한 요구안을 바탕으로 강도 높은 최저임금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양대노총은 “최저임금은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위한 투쟁”이라며 “물가폭등과 경제위기 극복,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양대노총은 광범위한 시민 사회와 강력한 연대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지난달 말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첫 논의의 장이 될 1차 전원회의는 오는 18일로 예정돼있다. 다만, 노동계의 요구안 발표에 난색을 표한 경영계가 동결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노동계,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시급 12,000원 요구
2023. 4. 4. 한국노총
노동계 2024년 최저임금 요구안 시급 12,000원 월 2,508,000원 (209시간 기준)을 요구하고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7개 요구안 제시
2023. 4. 4. 민주노총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