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앞두고 의원 정수 축소를 공론화 했다. 즉각 더불어민주당은 김 대표의 발언이 정치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앞두고 의원 정수 축소를 공론화 했다. 즉각 더불어민주당은 김 대표의 발언이 정치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선거법 개정과 관련해 의원 정수를 30명 정도 줄이자고 제안했다. 국민 여론이 의원 수 유지에 대해 부정적인 만큼, 이를 통해 정치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국민의힘의 제안이 ‘위기 모면’을 위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국회 전원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논의 시작 전에 가장 중심에 있는 대전제는 민심”이라며 “민심이 모든 판단의 최대의 가치이자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제헌국회에서 국회의원 의석을 200석으로 시작했다”며 “헌법에서도 ‘200인 이상’이라고 숫자를 명시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의원 수 300명 유지를 전제로 한 △소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1안)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2안)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3안) 등 세 가지 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초 1·2안의 경우 의원 수를 50석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국민의힘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데다 민주당 내에서도 의원 정수 확대에 부담을 느끼면서 ‘300석 유지’로 입장이 정리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날 ‘국민 여론’을 근거로 의원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찬성하는 응답자는 57%였다. 아울러 ‘세비를 유지한다면 의원 수를 늘려도 되는지’에 대한 응답에서도 ‘그래도 안 된다’가 71%에 달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김 대표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69.3%로 높은 반면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9%, 8.6%에 불과하다”며 “그런 만큼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전원위원회 논의에서 의원 수를 감축하는 걸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이러한 국민의힘 주장에 민주당은 ‘정치적 의도’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집권여당 대표가 지난번에도 당이 어려우니 의원 정수 300명 줄이는 거 논의해야 한다며 위기 모면하려 하더니, 어젯밤 자기 지역구 민주당 구의원이 나오자마자 의원 정수 줄이자고 하신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의원 정수가 무슨 약방 감초인 양 꺼내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하자고 국민 실소 자아내더니 이렇게 무책임하게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은 국민에게 박수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데일리 오피니언 제535호(2023년 3월 4주)
2023.03.24.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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