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 뉴시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가 나흘간 일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의결한 세 가지 안건을 두고 단일안을 만들겠다는 심산이었지만, 토론 없이 의견 개진에만 그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실패한 전원위’라는 비판과 동시에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혼재됐다. 이를 시작으로 선거제 개편안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

13일 국회는 마지막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했다. 지난 10일 문을 연 전원위는 총 100명(민주당 54명‧국민의힘 38명‧비교섭단체 8명)의 의원들이 발언자로 나서며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나흘 동안 발언에 나선 의원들은 현행 선거제를 고쳐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현 선거제로 인한 지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도 적잖은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개별 사안에서는 입장이 상이했다. 비례대표제의 경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다수가 ‘다양성 보장이라는 본래 취지의 퇴색’을 이유로 폐지를 주장했고, 민주당 쪽에서는 유지 및 확대를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운을 띄운 ‘의원 정수 축소’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적극 힘을 실었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소모적 논쟁”, “퇴행적 주장”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서로 다른 입장 속에 의원들이 각각의 의견 개진에만 집중하면서 선거제 단일안 도출이라는 본래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 애당초 찬반으로 나뉘는 안건이 아닌 복수의 안을 두고 논의하는 방식이었던 만큼, 의견을 취합하기에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한다는 취지에 무색하게 의원들의 이석률이 높은 것과, 토론이 부재했던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전원위 발언에서 “진지한 숙의 과정이 아니라 남는 것 없는 말 잔치로 끝나고 있다”고 비판했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12일) 페이스북에 “의원들부터 스스로 기대가 없고 국민의 호응도 없다”고 지적했다.

◇ 선거제 논의 지속 과제도

그럼에도 일단 당론과 무관하게 각각 다른 생각을 논의의 장에 올려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사흘 동안 차분하게 한 명 한 명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여야 할 것 없이 또 각 당 안에서도 각 의원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건 처음 봤다”고 평가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의원들이 당론과 지도부에 구속되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자기 입장을 말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모처럼 국회가 국회다웠다는 것이다.

전원위가 결과물 없이 종료되면서 선거제 개편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남겨진 과제다. 여야 간 선거제 논의를 계속 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는 만큼 전원위 내 소위를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날(12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고 “전원위가 성과를 만들려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소위원회를 만들어서 양 교섭단체와 다른 정당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구를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원위 발언에 나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소위 구성’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럿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개특위 간사 등과 상의해 국민의힘에 소위를 구성하자고 요청해 놨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소위 구성은) 정개특위 간사 간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개특위 차원에서 ‘공론조사’ 등을 통한 선거제 개편 논의도 계속될 전망이다. 윤 원내대표는 “정개특위가 4월 30일 만료가 된다”며 “민주당과 협의해 기간을 연장해 계속 논의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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