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직 퇴임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직 퇴임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무한한 인내의 시간이었다.” 

임기를 마무리 짓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개월간의 원내대표 수행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거대 야당인 더불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쟁점 법안은 물론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소수 여당의 원내 사령탑으로 녹록치 않은 순간이 많았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다. 

떠나는 주 원내대표는 그간 협상 상대이였던 민주당에 대해서 ‘극단적 진영정치’를 끝내고 ‘협치’의 자세를 보여 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차기 원내지도부에 당의 △화합과 소통 △민생·국정 우선 △총선 승리 등을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 간담회에서 “저의 원내대표 시기는 윤석열 정부의 첫 1년 시기와 겹친다”며 “새 정부의 첫 1년은 여야의 공수가 교대되는 시기기도 하고 5년간 국정 계획의 초석을 놓는 시기로 이러한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아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과정에 대해 “여소야대 상황에서 공수교대가 되는 정권 초 1년은 초극한 직업이라고 할 만큼 여러 고충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무기로 사실상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에만 골몰했다”며 “저의 어려움은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각종 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말 2023년 예산안 심사 등은 그의 협상력이 돋보였던 순간이었다. 지난해 9월 이준석 전 대표 사태 이후 권성동 전 원내대표까지 물러나면서 극심했던 당내 혼란을 잘 수습했다는 점도 주 원내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 요인이다. 

주 원내대표 역시 지난해 말 예산안 협상 과정을 최고의 성과로 꼽았다. 그는 “정권이 바뀐 첫해고 압도적 여소야대 상황에서 합의 없이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며 “심지어 건국 이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준예산이 코앞에 오는 상황에서 합의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 ‘K칩스법’을 비롯한 89건 국정과제 법안 처리, 선거제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 합의 등도 나름의 성과로 자부했다. 민주당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 정례화’에 대해서는 협치를 위한 노력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이 된 ‘협상력’에 대해선 “상호 소통과 이해를 구하는 설득”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김진표 국회의장. / 뉴시스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김진표 국회의장. / 뉴시스

◇ 새 원내지도부에 ‘당내 화합’ 당부

‘여소야대’의 어려움을 토로한 그는 민주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수를 앞세운 민주당이 노란봉투법·양곡관리법·방송법 등 각종 쟁점 법안을 밀어붙인 것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 충격적인 것은 위장 탈당을 통한 안건조정위 무력화와 습관적 본회의 직회부 등 국회 선진화법에서 규정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모두 형해화했다”며 “국무위원에 대한 불신임을 남발하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성숙도를 급전직하로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진영 간 대결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시기에 당리당략에 따른 와각지쟁(蝸角之爭·아무 소용도 없는 싸움)은 당장 멈춰야 한다”며 “우리는 지난 수십 년에 걸쳐 극단적 진영정치를 해오고 있고 당장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야권에서 횡행하는 극단적 팬덤 정치는 현대판 폭민 정치”라며 “정치권이 팬덤 정치의 유혹을 떨치고 민주적 건강성을 회복할 때만 신뢰와 협치의 정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본래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지만,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까지만 맡기로 했던 주 원내대표는 오는 7일을 마지막으로 직을 내려놓는다. 이에 국민의힘은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고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새 원내대표 경선에는 김학용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자신의 뒤를 이을 새 원내지도부에게 무엇보다 당내 화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합하고 단결하면 엄청난 힘을 낼 수 있지만, 아무리 큰 조직도 분열하고 불화하면 조직이나 국가가 패망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지 않았나”라며 “새 원내지도부도 편 가르기 하지 말고 화합하고 소통하는 일을 최우선에 두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여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서 무한 책임을 지는 정당”이라며 “야당의 어떤 행태에도 민생을 챙기고 국정을 살피는 일을 최우선 능력을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총선에 승리해야만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 국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이 세 가지를 꼭 좀 잘해주십사하는 간절한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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