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무릎’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 총리의 말로 착각하고도 남을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이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이 이러한 민주당의 공세를 가짜뉴스로 치부했지만, 공방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다수는 ‘굴욕외교’라고 하는데, 대통령 혼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한다”며 “윤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같은 발언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즉각 민주당은 “무슨 권한으로 일본의 침탈과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주나”라고 반발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의 일본 과거사에 대한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주권과 국익을 지켜야 할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가짜뉴스’라고 맞받아 쳤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주어를 생략한 채 해당 문장을 사용했다”며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이것이 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해당 발언이 윤 대통령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공세의 날을 거두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후보 시절 이용수 할머니와 손가락을 걸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할 땐 언제고, 과거 일본 제국주의에 무참하게 침탈당한 우리의 아픈 역사도 모자라, 이제 와 100년 전 우리 민족에게 행한 과오에 대해 진정한 반성도 뉘우침도 없는 일본을 향해 ‘절대 무릎 꿇지 말라’고 애걸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유럽의 역사’에 이번 사안을 빗댄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독일의 사죄로 유럽의 협력을 이끈 독일과 과거 부정으로 동북아 갈등을 재생산하는 일본의 차이도 구별 못 하는 ‘100년 전’ 발언에 상식 부족 망언 리스크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느껴지는 세상이 됐다”고 힐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날까지 독일의 사과는 계속되고 있다. 그 바탕 위에 오늘날 유럽공동체가 존재함을 대통령은 진짜 모르는 건가”라며 “지금과 같은 무능한 굴욕외교로는 결코 한일관계를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 격상시킬 수 없음을 윤 대통령은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