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일 간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됐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일본 하수인이 되는 길을 택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순간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서 일본의 사죄나 반성은 전무했다”며 “우리 정부가 공언했던 일본의 대응조치 언급조차 없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 정상회담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한국의 노력에 비해 일본의 대응조치가 부족하다는 여론이 한국 내에서 많다’는 기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 “‘오무라이스 한 그릇에 국가의 자존심과 피해자의 인권, 역사의 정의를 전부 맞바꾼 것이다’라는 국민들의 한탄 소리가 틀려 보이지 않는다”며 “‘영업사원이 결국 나라를 판 것 아니냐’는 지적조차 틀린 지적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구상권 청구는 없을 것이라고 일본 눈치만 살핀다”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고 5년 이후에 국가정책의 최고 결정권자는 다른 사람이다. 그런데 그때 이 문제에 대한 확답을 누가 지금 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이 대표는 “이쯤되면 이 정권에 친일 논쟁을 넘어서 숭일(崇日) 논쟁까지 벌어지는 지경이 됐다”며 “피해자를 제물 삼아 대한민국을 일본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는 망국적 야합에 민주당은 결연히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기시다 총리가 오히려 윤 대통령에게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며 “윤 대통령이 말하는 미래가 강제징용 굴욕을 넘어 ‘위안부’ 문제까지도 면죄부를 주는 것인지 명백하게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2015년 ‘위안부’ 합의는 “이 문제(‘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임을 확인한다”고 명시했는데, 이를 일본은 한국 정부가 더 이상 일본에 배상이나 사죄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해 국내에서 비판받은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때만 독립운동가를 팔고 정작 대통령이 돼서는 강제징용 굴복에 이어 ‘위안부’ 문제까지 국민 자존감과 역사의식을 헐값에 팔아 일본 정부의 편에 선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우리 정부의 ‘제3자 변제’를 반대하고 있다. 어제 대학생들은 윤 대통령에 대해 ‘일본 1호 영업사원’ 피켓까지 들었다”며 “국민은 거세게 저항하고 피해자들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 일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셔틀 외교로는 결코 미래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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