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뉴시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정현환 기자  국가정보원은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의와 연합훈련을 겨냥하고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을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이동관 국정원 문건’과 관련, "본 적 없고,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유상범 의원은 이날 정보위 비공개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원은 한‧미‧일 정상회의와 연합훈련을 겨냥해서 북한이 ICBM 발사 등의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 중이라는 보고를 했다”며 “ICBM 발사 지원 차량의 활발한 활동이 평양 등에서 포착됐다. 액체 연료 공장에서 추진체가 빈번히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징후가 계속 식별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최근 고체 미사일 생산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며 “전술핵 탑재 가능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합동 훈련이 예상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하반기에 최우선 주문과제로 군사 정찰 위성의 기술적 준비 완료를 요구했고 현재 이를 위해서 북한이 준비 중이다”고 했다.

그는 “지난번 (북한이) 실패한 군사 정찰 위성의 결함 보완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9월 9일 정권 수립 75주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8월 말 또는 9월 초에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며 “북한에서 7월부터 발사체의 신뢰도 검증을 위해서 엔진 연소 실험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 발사체 추적과 데이터 수신을 위한 위성 안테나도 추가 설치하는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 “북한 경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진행 중”이라며 “2016년 대비 2022년 GDP가 12% 감소하는 경제 악순환 상황에 있다. 북한은 현재 사적인 곡물 거래 금지 정책과 군량미 우선 배분으로 곡물가가 계속 고공행진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정원에서 파악하기로는 (올해) 1월에서 7월까지 아사자가 246건으로 최근 5년 평균 110여 건에 대비해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국정원은 장마당 세대를 중심으로 김정은 일가와 당 정책에 대해 거침없는 불평과 집단 항의가 있어 북한 당국이 지역당 산하에 불평분자 색출을 전담하는 비상설 TF를 신설했다는 보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북한이 현재 계속 직면하고 있는 경제난 타개를 위해 밀수와 해상 환적, 사이버 금전 탈취 등 불법적 수단에 매달리고 있다”며 “(국정원은) 올 상반기 석탄의 밀수출량은 약 170여만 톤으로 2022년 상반기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괴도 올해 상반기에 580여 kg를 밀수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2022년 상반기에 비해서 50%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정원은 북한이 국경을 폐쇄해 탈북자가 급감했다”며 “그러나 올해 2023년에는 99명이 탈북한 것으로 파악돼 2022년 대비 3배 증가했고, 국경이 개방되면 (탈북자) 증가 추세는 조금 더 늘 것이다. 다만, 탈북 브로커의 거래비용이 급증한 상황에서 국경이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거래비용이 떨어지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은 탈북자의 급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국정원이) 내놨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 윤건영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이동관 국정원 문건’과 관련,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은 ‘본 적이 없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확인하지 않았다’, 국정원 내에서 신원 검증 업무를 담당하는 2차장은 ‘보지 못했다’고 답변한 내용을 전했다. 이 문건은 2010년 국정원이 작성한 ‘KBS 인사 개입’ 문건 등으로 2017년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국정원이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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