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현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은 24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부적격하다는 입장이 담긴 청문보고서를 용산 대통령실에 직접 전달했다. 이에 대해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들은 윤석열 정부 발목을 잡으려는 민주당의 아집이자 볼썽사나운 쇼라고 비판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부적격 보고서 전달’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관 씨 인사청문 부적격 보고서를 제출한다”며 “지난 수개월간 온 국민이 함께 목격한 이동관 씨의 뻔뻔함과 안하무인을 대통령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 그 내용을 직접 전하러 온 것이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그제 국회로 인사청문 보고서 송부 요청 공문을 보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진즉에 약속한 의사일정마저 어기고 청문보고서 채택논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보고서를 보내라 하고 여당은 보고서 채택논의를 거부하는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제는 또 대통령실까지 보고서 수령을 거부하겠다고 한다. 보내라고 했다가, 안 받겠다고 했다가,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동관 씨는 학교폭력 은폐와 언론탄압, 인사청탁, 세금 탈루 같은, 단 하나만으로도 낙마하고도 남을 초대형 의혹들이 차고 넘친다”며 “청문회를 거치며 단 하나도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 너무도 명백한 물증 앞에서도 ‘모른다’, ‘아니다’만 외치는 뻔뻔함만 (인사청문회에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또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 고발하고, 공영방송 인사와 보도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후보자 시절의 위세가 이 정도인데 실제로 방통위원장 자리에 올랐다가 어떤 칼을 휘두를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관 씨는 이미 MB 정부 시절 한국 언론사에 전례 없는 흑역사를 쓴 장본인이다”며 “수많은 문건과 증언들이 이동관 씨를 가리키고 있다. 이동관 씨에게 방통위를 맡기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회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일동은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은 국회 밖에서 여‧야가 합의한 듯한 ‘인사청문 부적격 보고서’로 국민에게 사기 치지 말라”며 “민주당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기간에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 가서 민주당의 일방적 주장이 담긴 인사청문 부적격 보고서 문건을 접수해달라고 생떼를 썼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대통령실에 제출하려는 문건은 여‧야 합의에 따른 부적격 청문보고서가 아니다. 카더라, 찌라시 수준의 단독 민주당 의견에 불과하다”며 “청문보고서라는 명칭을 쓸 때는 여‧야 합의로 채택하는 것이 원칙이다. 민주당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채택하지 않으면 합의할 수 없다는 일방적 억지 주장만 되풀이해 결국 (과방위) 채택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과거 편향의 대명사였던 한상혁 전 위원장의 부적격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여‧야가 각자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함께 적어 청문보고서 채택에 합의해 준 바 있다”며 “(민주당이) 이동관 후보자에 대해서 ‘부적격’으로 의결해 달라는 건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아 보려는 아집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어제(23일)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의 임기가 종료되어 상임위원으로 이상인 의원 혼자만 남아 있다”며 “잠정 폐업 상태로 식물부처가 되어버린 방통위 정상화를 위해 이동관 후보자 임명을 하루 한시도 늦춰서 안 된다. 민주당은 국회 밖에서 국민께 보여드리기 볼썽사나운 쇼와 생떼 쓰기를 그만두고 국회로 돌아와 인사청문 보고서에 합의할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한편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임명 시점과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시한이 오늘까지여서 기일이 끝나면 절차대로 진행하겠다. 너무 늦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25일에 이 후보자를 정식 임명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