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왼쪽)와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을 기다리며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왼쪽)와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을 기다리며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내달 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본격 막을 올렸다. 여야 강서구청장 후보가 일제히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결 구도라는 평이 나온다. 이에 여야 모두 총력전을 각오하는 모습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1일 서울 강서구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서구민 삶의 질 개선을 약속했다. 반면 진 후보는 이번 선거가 김 후보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국민에 대한 예의는 물론 강서구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기초단체장 보궐선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장 수도권 민심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선거라는 이유다. 패배를 할 경우 여든 야든 당 지도부의 리더십 위기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선 여야 모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여야 모두 선거전에 힘을 쏟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강서구에서 현장최고위원회를 열고 김 후보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당은 이날 △김포공항 고도 제한 완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구도심 재개발 △서울 광역 철도 조기 착공 등을 약속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강서 숙원 사업을 해결하려면 대통령이 신임하는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날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강서구청장 선거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 문병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강서구청장 선거가 매우 중요하다’, ‘내년 총선 전초전 성격인데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있도록 당이 힘을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

양당 후보들이 사실상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대리하고 있다는 점은 단연 이번 선거 분위기를 달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무공천’까지 검토했으나 결국 김 후보를 최종 후보로 낙점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른바 ‘윤심(尹心)’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진 후보의 경우 이 대표 체제에서 첫 선거인 데다 당 지도부가 ‘전략 공천’ 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구도가 곧 선거의 판도를 뒤흔들 변수까지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리전’ 성격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당의 지지율이 그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질적 위협을 받고 있는 쪽은 민주당이다. 강서구가 애초에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변수에 의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의 사정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은 더욱 불안 요인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민주당내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 내부의 갈등 상황이 지속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접전이고 이길 가능성도 있다”며 “민주당이 많이 해매고 있고 혼란상이 선거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이번 상황은 민주당이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가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어떤 식으로 가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당이 분열이 된다고 하면 어렵겠지만 반대로 대대적 혁신의 기회로 삼고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폭탄이 터질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 요인은 여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윤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그대로 투영될 수밖에 없는 만큼, 마냥 방심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비롯해 2차 개각 등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은 여권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박 평론가는 “(김 후보의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며 “추석 이후에 민심이 올라간다고 하면 김 후보도 해볼 만하지만, 박스권을 유지하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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