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9일차인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뉴시스
단식 19일차인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18일) 미국 현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 요구서를 재가하면서 이르면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식 중인 이 대표에 대해 동정론이 일면서 친명계(친이재명계) 위주로 부결론이 나오고 있지만, ‘방탄 국회’ 여론을 우려하는 비명계(비이재명계) 측에서 가결론이 언급되면서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가결과 부결 모두 선택하기 어려운 길

전날(18일)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병합해 이 대표의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에 체류 중인 윤 대통령이 체포동의 요구서를 재가하면서, 법무부는 이날 국회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이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 현재 확정된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체포동의안은 20일 본회의에서 보고하고, 21일 표결이 유력하다. 

문제는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어느 쪽도 민주당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부결될 경우 이 대표가 앞서 천명한 ‘불체포특권 포기’에 위배된다. 여기다 ‘방탄 국회’라는 공세를 당하게 된다. 반면 가결될 경우 민주당은 ‘내분’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당이 분열돼 당 대표에 대한 체포를 동의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광온 원내대표도 전날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어떤 결론이 나도 상당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했고,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제 조건 없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도 있었다. 당 의원총회에서는 ‘정당한 영장 청구’일 경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뜻을 모으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 대표가 단식을 하더라도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 대표는 병원에 이송된 후에도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에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일면서 친명계 중심으로 체포동의안 부결 목소리가 나온다. ‘단식을 오래 지속한 당 대표를 영장판사 앞에 세워야 하는가’하는 여론이 있는 것이다. 민형배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심의 역풍 우려도 크게 없을 것”이라고 부결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해선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이제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더라도 분열의 길로 가지 않을 방법은 대표가 6월에 말씀하셨듯 가결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스스로 가결을 요청해야 당내 분열과 ‘방탄’ 프레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도 걸려 있다. 현재 민주당은 보궐선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총선 수도권 민심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계기기도 해서 여야 모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부결을 할 경우 ‘방탄 단식’이라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며 “이 대표가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체포동의안 표결 전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여러 의견을 듣고 당론이 아닌 총의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의원들의 의견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각자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설득하는 것보다는 객관적인 전체 의견 구조나 어떤 결과가 당을 위해 바람직하냐는 개별 의원들의 판단을 통해서 당의 총의가 모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원내지도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