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욱 국가정보원 3차장이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에서 선관위 사이버 보안점검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국가정보원 제공) / 뉴시스
백종욱 국가정보원 3차장이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에서 선관위 사이버 보안점검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국가정보원 제공)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정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시스템 보안이 취약하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여야의 반응이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아무 문제 없다고 거짓말을 해 온 자들을 발본색원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중앙선관위의 선거관리 시스템이 해킹 공격에 거의 무방비 노출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심각한 선거관리 부실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선관위가 선거관리 시스템의 핵심인 투‧개표시스템마저 해킹에 무방비로 방치하였다니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국정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전날(10일) 판교 사이버안보협력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선관위 사이버 보안관리 합동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선관위의 내부망 보안관리 시스템이 부실한 상황으로 외부 세력에 의해 투‧개표 조작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가족·친지까지 채용 비리를 저지르며 자리 차지할 궁리만 하고 있었으니 내부에 뚫린 구멍이 눈에 띄었을 리가 만무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 역시 “헌법기관이라며 ‘노터치 특권’을 줄창 내세우더니 알고 보니 ‘노터치 태만’의 무능한 조직이었던 것”이라며 “일부 조작은 내부 공모자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해명하지만, 흥청망청 세금 쓰고, 아빠 찬스, 형님 찬스까지 써가며 채용 비리를 저지른 일부 선관위 직원들의 도덕적 수준을 생각하면 내부 공모 가능성이 100%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유치한 보안 수준의 선거관리 시스템을 방치해둔 채 국민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거짓말을 해 온 자들을 발본색원해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며 “또한 민주당 정권은 그동안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개선 조치는커녕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버텼는데, 그들이 태만으로 시스템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선거 결과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조작하기 위한 대역 음모 수단은 아니었는지 그 진실 또한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를 앞두고 국정원이 이러한 내용을 발표한 것 자체가 ‘정치 개입’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9월 22일 합동점검 결과 끝난 내용을 굳이 보궐선거 하루 앞둔 날 국정원에서 발표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국정원이 또다시 과거의 버릇을 못 버리고 정치에 개입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캠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국정원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윤석열 정권이 굉장히 질 것 같으니까 국정원을 이용해 선거 불복 밑자락을 까나 심지어 그런 생각까지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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