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소재 선거캠프에서 패배 인정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뉴시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소재 선거캠프에서 패배 인정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18%p 격차를 예측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선거 승리를 경험했음에도 당내 만연한 ‘사리사욕’이 당을 패배의 수렁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0년 4월 총선에서 보수 대결집으로 패배한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쳐 대선과 지선을 걸쳐 쌓아 올린 자산이 오늘로써 완벽하게 리셋됐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6.52%(13만7,066표)를 얻어 당선됐다. 39.37%(9만5,492표)를 얻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17.15%p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 이 대표는 “21대 총선 강서구 합산 득표율 격차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그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 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번 선거 결과가 앞서 이 대표가 예측한 수치와 비슷하게 나왔다는 점 때문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2020년 총선에서 강서 갑‧을‧병의 양당 득표율을 비교해 보면 17.87%정도 차이가 난다”며 약 ‘18%p'차이의 승부를 예측했다.

이 대표는 “저는 그대로 간다고 보는 것”이라며 “대선 때나 이럴 때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표 차이가 적게 나거나 아니면 뒤집기도 했던 건데 다 빠져나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전망을 두고 당내에서는 “사이비 평론”, “(패배를 위해) 고사를 지내나” 등 날 선 반응이 쏟아졌지만, 결론적으론 이 대표의 말대로 흘러간 상황이 됐다.

이 대표는 “더 안타까운 건 이제부터 실패한 체제를 계속 끌고 나가려는 더 크고 더 비루한 사리사욕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원래 같으면 지도부는 사퇴해야 할 거라고 보이지만 그렇게 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족집게처럼 결과를 맞힌 이 전 대표는 어떻게 자기 선거는 세 번이나 실패했는지 의아하다만 이번에는 내공이 쌓였으니 성공하리라 믿는다”며 “이제 부디 평론가에서 우리 당 전 대표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