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비명계의 민주당 탈당‧신당 창당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이러한 분석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사진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측근인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환담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정치권에서 비명계의 민주당 탈당‧신당 창당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이러한 분석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사진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측근인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환담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상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가운데, 비명계(비이재명계) 사이에서 연일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와 맞물려 정치권에서 비명계 인사들이 탈당 후 뭉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러한 분석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탈당과 신당 창당 명분과 기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5일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출당시키라'는 당원 청원과 관련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몰아내 주길) 바라기야 하겠는가”라면서도 “그러나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민주당이 60년 전통을 가진 정당이다. 숱한 어려움도 있었다”며 “또 그중에는 제왕적 총재 시기가 있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어떤 시기든 간에 당내에 소수의견은 존중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한 토론과 의견 개진을 통해서 소수의견이 여과되고 서로 조정되면서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당내 다양성의 보장과 당내 민주주의를 저는 면역체계라고 부른다. 그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 점에서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며 “다양성도 인정되지 않고 당내 민주주의도 억압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4일)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도 “당에 대해 극도로 발언을 자제했으나 그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내부 위기의식에도 (당이) 달라지지 않아 나의 기다림도 이제 바닥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이 연일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혁신계’를 자청하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아직까진 탈당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당 지도부의 도덕성과 민주주의의 회복 방안에 대한 답변이 없을 경우 결단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칙과 상식에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의원이 소속돼 있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누차 말하지만, 탈당이나 신당을 전제로 (모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12월 어느 지점엔 한 번 논의를 통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 보겠다는 말을 드렸다”고 했다. 윤영찬 의원은 “저희는 12월 중순까지 당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얘기했다. 그런 요구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가 필요하겠다”며 “지금 이쪽이다, 저쪽이다라는 걸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탈당‧신당 창당설’에 선 긋는 민주당

이러한 비명계 인사들의 발언에 ‘탈당설’과 ‘신당 창당설’이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지난 4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신당 창당은 차기 대선후보로 유력한 주자가 있느냐, 그 세력의 명분이 어떤 거냐(가 중요하다)”며 “(현재로선) 신당 창당의 공간이 상당히 좁다”고 설명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러한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같은 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간접적으로 관계된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럴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본다”며 “(이 전 대표는) 누구보다 민주당을 사랑하신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커리어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의 ‘총선 역할론’도 언급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주요 정치인이고 당의 상임고문인 만큼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5일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이재명 대표에게 소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5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전 대표가 현재 상당히 독한 말을 하면서 신당 창당(가능성)을 비치지만 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이 전 총리가) 계속 얘기하는 것은 이 대표하고 소통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 소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총재 할 때 보면 의원 한 사람, 의사 하나를 얼마나 중시했는지 모른다. 불만 갖는 의원들을 동교동과 일산으로 불러서 계속 설득했다”며 “이 대표도 소통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당의 상황에 따라 비명계가 결단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비명계의 탈당과 신당 창당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당이 심각한 상황에 몰렸음에도 지도부가 바뀌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비명계가) 결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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