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을 두고 이른바 ‘원칙론’과 ‘현실론’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부터 약속해왔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및 ‘위성정당 금지’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론과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또는 ‘위성정당 창당’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의총에서 28명의 의원들이 발언에 나서며 3시간 가량 ‘난상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논의를 이어가겠다’였다. 당내 의견이 팽팽한 만큼 좀 더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제도에 대해서 우리당 의원들께서 연동형 제도와 병립형 특히 권역별 비례제도에 대해서 많은 의견 개진이 있었다”며 “의견을 말씀하신 의원들의 입장이 반반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의원들이 특정 제도에 대해서 선이다 악이다 판단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원들의 차이는 없었다. 다만 나아가는 경로에서 어떤 경로로 할거냐에 대한 이견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경로를 선택하고 좁혀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책임져야할 정치적 책임이 있다면 져야한다. 예를들어 약속을 파기할 경우 약속 파기에 대한 국민적 사과와 합당한 이유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가급적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여러 의견을 모아서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당 중앙위원회를 대면으로 열어 찬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의총 중 기자들과 만나 “비례제 개정과 관련해 대면 중앙위를 열어서 찬반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의원들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당의 일원인 원외위원장이나 중앙위원들의 의견까지 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의총에서는 위성정당을 만들면 안 된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의총에서) 위성정당은 안 된다는 부분에 의견을 다 같이 모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 비명계, 대선 공약 이행 촉구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지난 대선 당시의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위성정당 포기를 약속한 바 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다양한 민심을 모아내겠다’, ‘우리하고 국민의힘하고 둘이만 짬짬이 하는 이런 양자독식 선거 그만하겠다’고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가 여러 번 약속을 했다”며 “전당대회 때도 결의문을 채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위성정당 금지의 선거제 개혁을 우리가 관철하겠다’고 민주당 전당대회 때 결의문으로 채택을 한 것인데 이런 약속을 어긴다면 앞으로 민주당이 무슨 말을 해도 ‘그 말 못 믿겠다’고 그랬을 때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항변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약속을 안 지키면 민심이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원욱 의원도 같은날 KBS 특집라디오 ‘오늘’에 나와 “당은 수차례에 걸쳐 다당제‧연동형은 반드시 민주당이 지켜야 할 가치라고 공언을 해왔다”며 “이제 와서 그것을 종잇장 뒤집듯이 뒤집으면 역사의 완벽한 심판을 받는 행위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으로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병립형으로 회귀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병립형 회기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누가 뭐래도 이 대표는 민주당의 잠재적인 대권 후보 아니겠는가”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 석이라도 많이 차지하기 위해 (병립형 회귀가) 욕심이 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대표가 결심만 하면 당내에 여러 잡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해결이 될 수가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선거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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