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중구·성동구갑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중구·성동구갑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이 윤 전 의원을 겨냥해 “탱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한 것에 대해 윤 전 의원이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된다”고 직격하면서다.

윤 전 의원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이 방송에서 한동훈이나 윤희숙은 지금은 귤처럼 보이지만 운동권을 저격하면 탱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한학에 조의가 깊으신 것 같은데 제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는 건 운동권은 이미 탱자가 됐다”고 비꼬았다.

‘탱자 논란’은 앞서 임 전 실장이 지난 2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윤 전 의원이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화 운동 경력이란 완장을 차고 특권의식과 반시장, 반기업 교리로 경제와 부동산 시장을 난도질 하는 것이 껍데기”라고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임 전 실장은 ‘귤화위지(橘化爲枳·귤이 탱자가 된다)’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환경에 따라 귤이 탱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여의도 정치를 들어오면 항상 경계해야 할 게 있다”며 “저격수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고 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운동권은) 탱자부대”라며 “임 전 실장은 탱자 부대장이었던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어 “다른 사람에게 탱자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권 청산론’과 관련해서도 “운동권이라 매도하는 게 아니라 지금 시대에 맞는 정치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의 신경전은 연일 지속되는 모습이다. 전날 윤 전 의원은 임 전 실장의 ‘윤석열 정권 경제실패 사과’ 주장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이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IMF 국가부도사태 이후 나라 경제가 최악의 상황이다. 윤석열 정권 들어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며 “1인당 국민소득이 IMF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됐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1인당 국민 소득이 IMF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고 추궁했는데 희한한 일”이라며 “작년 숫자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3사분기까지 결과만 봐도 1인당 국민소득은 증가했고 4분기 추정치를 더하면 더 증가했을 것이다. 사실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작년 숫자를 착각했다고 쳐도 경제를 입에 올릴 기본지식이 없다는 게 뽀록날 뿐”이라며 “애초 이 정도 식견의 분이 대통령 비서실장이란 중차대한 자리를 꿰찬 것 자체가 586 완장 말고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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