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비대위원 인선을 완료했다. 앞서 비정치인 출신을 공언했던 만큼, 비대위원들 중 상당수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꾸려졌다. /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비대위원 인선을 완료했다. 앞서 비정치인 출신을 공언했던 만큼, 비대위원들 중 상당수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꾸려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의 윤곽이 드러났다. ‘비정치인’을 우선하겠다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언대로 비대위원에는 비정치인 출신들이 대거 포함됐다. 한 위원장이 직접 ‘총선 불출마’ 의사를 피력하며 강력한 쇄신 의지를 내보인 만큼 이에 대한 압박이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에서 도덕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 당 인적 쇄신 신호탄 되나

28일 국민의힘은 비대위원 인선안을 발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합류했고, 임명직 비대위원에는 김예지 의원을 비롯해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 구자룡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장서경 돌봄·교육 스타트업 대표, 한지아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 윤도현 SOL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비대위원 인선의 방점은 ‘비정치인’ 출신에 찍혀있다. 윤 원내대표와 유 의장, 김 의원을 제외하면 10명 중 7명이 비정치인 출신의 ‘원외 인사’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지명직 여덟 분 중 한 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기존 정치권에 없던 분들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비대위원과 관련해 ‘비정치인 출신’을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27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 위주라면 제가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것이 이상하다”며 “정치인은 정치인의 역할이 있지만 정치를 바꾸는 상징적인 임무를 보여주기 위해선 비대위에 그런 분들을 잘 모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명된 위원 중 상당수가 젊은 축에 속한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날 이름을 올린 임명직 비대위원 8명 중 6명이 1970년 이후 출생자들이다. 민주당의 주류인 ‘운동권 세대’와 차별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운동권 출신이지만 운동권 세력을 강하게 비판해 온 민경우 대표가 합류한 것도 이런 해석을 더하고 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취임 소감에서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인선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내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존 정치권에 ‘부채’가 없는 위원들이 합류하면서 비대위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인적 쇄신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 위원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내에서 커져온 인적 쇄신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결국 비대위원들은 대대적 물갈이, 인적 청산을 해야 하는 사람들인데 사심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한 위원장부터가 출마를 안 한다, 비례대표도 안 간다고 이야기했기에 밀어붙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재명 사당’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민주당과 대비해 도덕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인선안은 29일 당 전국위원회서 의결한다. 전국위에서 표결이 되면 비대위는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 다만 시작부터 잡음이 새어 나온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민경우 대표의 ‘노인 비하’ 발언이 불거지면서다. 민주당은 즉각 “역대급 막말 지도부를 탄생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 비대위원은 다시 한번 정중한 사과와 함께 향후 발언이나 표현에 대해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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